세 모녀를 살해한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뒤 김태현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했었다는 전직 PC방 업주가 YTN에 제보를 해왔습니다.
성실한 태도로 일해 신뢰했는데 PC방 현금을 수차례 훔친 사실이 드러나 깜짝 놀랐고, 때때로 욱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신준명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노원 세 모녀 살인 사건 피의자 김태현의 신상이 공개되자 지난해까지 PC방을 운영했던 A 씨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지난 2015년 초부터 2016년 중순까지 PC방에서 일했던 아르바이트생이었기 때문입니다.
A 씨는 김태현이 여러 아르바이트생 가운데 유난히 애착이 많이 갔을 만큼 순진하고 성실했다고 말합니다.
[A 씨 / 전 PC방 사장 : 이렇게 맘에 들도록 성실했던, 순진했던, 착했던 이런 친구가. 내면에 이런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는 게 저는 지금도 이해 못 하겠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이후에도 김태현은 친했던 A 씨를 찾아왔습니다.
A 씨는 공짜로 음식도 주고, PC방 이용료도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호의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2019년 초, PC방 현금이 자꾸 사라지는 걸 이상하게 여긴 A 씨가 CCTV를 살펴봤더니, 김태현이 네다섯 차례에 걸쳐 수십만 원을 빼가는 모습이 담겨 있었던 겁니다.
화가 치밀었지만 젊은 나이에 전과가 남을 걸 고려해 A 씨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고, 다시 PC방에 오지 말라고 한 뒤 관계를 끊었습니다.
[A 씨 / 전 PC방 사장 :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까 전화상으로만 다음부터 오지 말라고, 네 잘못 알고 있지 하니까 '네, 잘못했습니다.' 그러더라고요.]
A 씨는 김태현이 보였던 충동적인 행동들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A 씨 / 전 PC방 사장 : 내면적으로 불만이 쌓였었는데 그런 불만을 이 친구가 제대로 표출 못 한 거 같아요. 주먹으로 과격하게 벽을 친다든가 그런 행위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있었어요.]
단순 계산을 못 할 정도로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그래서인지 또래 아르바이트생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전문가는 김태현이 피해 여성에게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단 점에서 지적 능력에 대한 콤플렉스가 적대감으로 표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무시당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닐 텐데. 여성의 거절을 당하니 여성에 대해서 막연한 불안이나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게 적대감으로 표현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이와 함께 남성 업주에게는 온순한 태도였다는 점을 비춰볼 때 자신보다 강한 상대에게는 순종적이고 약해 보이는 여성에게는 군림하려는 성향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YTN 신준명[shinjm75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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