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한반도 뒤덮은 황사, 낮동안 점점 지상으로 내려온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16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IBS타워에서 바라본 인천 송도 도심. 16일 전국이 황사의 영향권에 들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치솟았다. 뉴스1

몽골과 중국 북부에서 발원한 황사가 16일 한반도를 덮쳤다. 이번 황사는 17일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통합예보센터는 14일부터 내몽골고원과 중국 북동지역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풍을 타고 16일 국내에 유입돼, 전국이 황사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도권·강원권·충청권·광주·전북·대구·경북은 '나쁨', 그 밖의 권역은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가 예상된다. 수도권·충청권·경북은 오후에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전남·부산·울산·경남·제주권은 오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우리나라를 뒤덮은 황사의 이동 경로 시뮬레이션.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황사가 북서쪽에서 들어오면서 오전 11시 현재 인천 180㎍/㎥, 서울 134㎍/㎥, 충남 143㎍/㎥ 등 서쪽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 황사를 주로 반영하는 수치인 미세먼지(PM10)는 31~80㎍/㎥가 '보통', 81~150㎍/㎥이 '나쁨', 151㎍/㎥ 이상은 '매우 나쁨'으로 구분한다. 인천은 한때 244㎍/㎥까지 치솟았고, 서울은 최고 176㎍/㎥(구로구)를 기록했다.

산맥에 걸린 강원‧경북 먼저 영향권

황사가 들어오는 방향인 서북쪽 지역과, 산맥 뒤쪽의 하강기류로 인해 황사가 일찍부터 내려오기 시작한 대구경북 지역이 고농도 미세먼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황사가 가장 짙게 우리나라 전역을 덮은 '피크 타임'은 16일 오전 4~5시 사이였다. 유입과 동시에 지상 농도가 높아지는 초미세먼지와 달리, 황사는 고도가 높은 사막에서 발원해 들어오기 때문에 대기 상층으로 들어와 상공에 머물면서 차차 지상의 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

때문에 상층 공기가 산맥에 걸려 하강 기류가 생긴 강원과 경북 지역은 16일 이른 오전부터 황사의 영향을 먼저 받기 시작했다. 대구(218㎍/㎥), 경북(144㎍/㎥)도 높은 농도를 기록했고, 오전 한때 강원 정선(358㎍/㎥), 경북 안동(333㎍/㎥) 등에선 300㎍/㎥가 넘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관측됐다.

16일 오전 10시 기준 한반도 인근 황사 현황. 자료 기상청

대기확산 할수록, 황사는 더 심해진다

16일 동아시아 인근 황사 현황. 자료 기상청

16일 현재 한반도 상공에는 시뮬레이션상 320㎍/㎥가 넘는 고농도 황사가 자리잡았다. 예보센터 관계자는 “대기 상층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황사가 뒤덮고 있는 상태로, 황사가 지상으로 얼마나 내려오는 지에 따라 지역별로 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에는 대개 낮동안 대기 상하층으로 확산이 활발해지면 농도가 낮아지지만, 황사는 반대의 경향을 띤다. 예보센터 관계자는 “초미세먼지는 연직확산으로 지상 농도가 낮아지지만, 황사는 연직확산이 생길수록 상층의 황사를 끌고 내려오면서 지상 농도를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보센터 관계자는 “16일 계속 북풍 기류가 들어오면서 낮동안 일부 지역은 상층의 황사가 이동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17일까지 황사의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 따라서는 18일까지 영향이 계속되는 곳도 있겠다”고 밝혔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