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치알신 없도록”…미얀마 희생자에 붉은 꽃 바치다
미얀마 광주연대, 추모집회 열어…미얀마 민주화 촉구
27일 광주광역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차려진 미얀마 민주화시위 희생자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붉은 장미를 헌화하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죽은 사람에게 붉은 색 꽃을 바치는 풍습이 있다. 연합뉴스
광주시민들이 미얀마 민주화시위 희생자들에게 붉은 꽃을 바치며 추모했다. 5·18기념재단 등 광주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미얀마 광주연대’는 27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미얀마 희생자 추모집회를 열어 미얀마 민주화를 촉구했다. 3월27일은 일제식민지였던 미얀마가 1945년 범국민적 저항을 시작한 날이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3월27일을 ‘국군의 날’로 지정했지만 미얀마 국민은 ‘저항의 날’로 부르고 있다. 추모집회에서 5·18기념재단은 2009년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민 꼬 나잉(Min Ko Naing)이 광주시민에게 보낸 서신을 공개했다. 민 꼬 나잉은 1988년 군부에 대항해 8888항쟁을 이끌다 15년 동안 수감됐고 2007년 스님들이 주도한 샤프란항쟁에도 참여해 65년형을 선고받고 2012년 풀려난 미얀마 민주항쟁 지도자다.
광주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과 광주시민들이 27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민주화 시위로 숨진 미얀마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한에서 민 꼬 나잉은 “미얀마에서는 1962년, 1969년, 1974년, 1975년, 1988년에 걸쳐 오늘날까지 피의 항쟁이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국민은 민주화를 위해 기꺼이 목숨 바칠 준비가 돼있다”며 “미얀마 국민은 5·18 등 한국의 민주화투쟁에서 많은 용기와 교훈을 얻고 있다. 힘들 때 손을 내밀어 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인 것처럼, 한국 국민의 지지가 커다란 힘이 되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추모집회에서는 민주화시위에 참여했다가 숨진 19세 소녀 치알신(Kyal Sin)의 독백으로 이뤄진 추모극도 진행됐다. 미얀마 광주연대는 위령제와 함께 죽은 사람에게 붉은 꽃을 건네는 미얀마 풍습을 따라 붉은색 장미를 헌화하며 미얀마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5·18민주광장 한쪽에서는 오월어머니집 회원들과 각화중학교, 신광중학교 학생들이 미얀마 국민을 위한 모금활동을 펼치며 기부한 시민에게는 직접 만든 비누나 사탕꾸러미 등을 선물했다. 한편, 지난달 1일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는 국민이 저항하자 무력진압에 나서 4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20여명 이상은 어린이로 추정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바로가기 : 미얀마, 쿠데타 이후 ‘최악의 날’…시위대 90여명 사망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9884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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