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측량 현장 갔는지 기억 안나” 박영선 “또 말바꿔” - 미디어오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때 현장에 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혀 “또다시 말을 바꾸는거냐”는 지적을 샀다.

처가가 내곡동 땅 보상금과 함께 단독주택용지 특별분양을 더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SBS는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사업을 시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사무관의 증언을 보도했다. KBS는 오 후보 처가 땅 측량결과도에 입회 서명자가 큰처남이 아닌 장인이었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오세훈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29일 밤 MBC ‘특집 100분토론’ ‘서울시장 당신의 선택은’에 출연해 열띤 논쟁을 벌였다.

박영선 후보가 내곡동 땅 보상금으로 36억5000만원을 받은 것 외에 추가로 받은 것이 이있느냐고 묻자 오세훈 후보는 “없다”고 답했다. 다시 묻자 오 후보는 “그렇다”고 했다가 “정확히 말하면 모른다”고 말했다. 자꾸 말을 바꾼다고 하자 오 후보는 “장인장모님이 받으셨는데, 추가로 받은게 있는지 어떻게 알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또 말을 바꾸는데, 오늘 제가 SH에서 받은 답변서를 보면, ‘단독주택용지를 추가로 특별공급을 받았다’고 나온다”며 “단독주택용지를 받은 게 있느냐”고 따졌다. 오 후보는 모른다면서 처가가 몇평이나 받았느냐고 반문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MBC 100분토론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내곡동 땅 의혹을 질의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갈무리

이와 함께 오 후보는 2005년 내곡동 측량현장에 안갔다고 해왔으나 이날 토론에서는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발을 뺐다. ‘측량 현장에 갔느냐 안갔느냐’는 질의에 오 후보는 “안갔다. 그러나 기억 앞에서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억이 안나느냐고 묻자 오 후보는 “전혀 기억이 안나죠”라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KBS 보도에 등장하는 증인이 3명이며, 이들의 증언이 다 똑같다며 △검은 선글라스 착용 △큰 키 △오세훈 후보라고 인지 △흰 옷 착의 △생태탕 식사 등이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그런데 오 후보는 안갔다고 얘기하다 ‘기억앞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야 한다’고 말을 살짝 바꾼다”며 “추가증거 앞에서는 어떤 거짓말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KBS는 29일 밤 뉴스9에서 당일 측량과 관련, 오 후보의 장인이 이해관계인이 아니므로 입회 서명이 불가능하다는 국민의힘 기자회견문과 고발장 내용과 달리 오 후보가 이날 신청해 받은 당시 측량결과도 입회 서명자는 큰 처남이 아닌 장인 정모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KBS는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힘 주장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후보는 “내곡동 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박영선 후보, KBS에서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본질은 온데간데 없고, 지금 측량하는데 갔느냐를 갖고 초점을 옮겨갔다”고 해명했다. 오 후보는 “애초 이 사건의 쟁점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이었다’, ‘오세훈 시장이 관여해 더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느냐’, ‘근처 시가에 비해 더 받았느냐’ 이 세가지였는데, 민주당이 이 세가지에 대해 거짓말 하면서 시작했으나 입증을 못하니, 난데없이 갑자기 제가 시장 취임전에 측량한 것을 갖고 거짓말했다고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속지 말라”며 처음부터 이 같은 주장을 했던 사람들이 윤준병, 진성준, 김원이, 천준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 등 대부분 박원순 시장의 비서실장, 부시장했던 분들이라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16년 전 일 정확히 기억못할 수 있어 제가 여지를 좀 뒀다”며 “기억앞에 겸손하겠다. 수사 이뤄지면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국장 전결이라 자신은 몰랐다고 한 주장도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SBS는 29일 8뉴스 ‘쟁점분석..도쿄아파트 vs 내곡동 땅’에서 김효수 당시 주택국장이 ‘자신의 전결이 맞다’, ‘오 후보는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으나 당시 실무자 박 모 사무관은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사업이라 시장에게 구두 보고도 안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다른 얘기를 SBS 취재진에게 했다고 보도했다.

박영선 후보는 SBS 보도를 들어 “양심의 가책 받으시지 않느냐”며 “대한민국의 그린벨트를 푸는데 시장한테 보고를 안하느냐”고 따졌다. 오 후보는 “김효수 주택국장이 KBS에서 전화인터뷰한 방송을 보면, 단 한 차례도 시장에 보고한 적 없다는 게 이미 나왔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밤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자신에 제기된 처가의 내곡동 땅 보상금 의혹에 해명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갈무리

무상급식 지금은 찬성? “일도양단으로 묻지 말라” …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진심으로 사과”

이와 함께 오 후보가 10년 전 사퇴의 원인인 무상급식 문제에 지금 입장을 두고도 논쟁을 벌였다. 박 후보가 ‘무상급식에 이젠 찬성하느냐’고 묻자 오 후보는 “무상급식이 이른바 보편적인 복지, 소득수준과 무관한 복지의 시작이라고 봐서 반대했을 뿐이지 그것 한가지만 한다고 했으면 그렇게까지 반대할 일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게 시장의 직을 걸고 내던질 일이었느냐는 질의에 오 후보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처음부터 조그만 구멍에 손을 넣는 심정으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재차 무상급식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는 질의에 오 후보는 “일도양단으로 묻지 말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한편,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박영선 후보는 “다른 인터뷰에서도 진심으로 사과했었고, 이 자리를 빌어서도 진심으로 사과드리면서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피해호소인 3인방을 왜 선대위에 합류시켰느냐는 오세훈 후보의 질의 박 후보는 “상처를 드린 부분에 대해 죄송스럽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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