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노동당 중앙위 비서’ 자격 첫 개인 담화
“미국, 첫 시작을 잘못 떼었다”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 키우겠다”
지난 1월12일 조선노동당 8차 대회 폐막일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악수를 하고 있는 리병철 당 중앙위 비서 겸 중앙군사위 부위원장(맨 왼쪽). <조선중앙텔레비전> 화면 갈무리, 연합뉴스
리병철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25일)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는 주권국가의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며 “미국의 집권자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며 체질화된 대조선 적대감을 드러낸 데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27일 밝혔다. 리병철 부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 비서’ 자격으로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첫 개인 담화에서 “미국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우리 국가의 자위권에 대한 노골적인 침해이며 도발”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리 부위원장의 담화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취임 뒤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그 특정 미사일로 인해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가 위반됐다. 그들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대한 ‘맞대응 담화’의 성격을 지닌다. 리 부위원장은 “미국의 새 정권이 분명 첫 시작을 잘못 떼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새 정권의 호전적인 자세는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하는가를 다시금 가리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계속해 가장 철저하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며 “앞뒤 계산도 못하고 아무런 말이나 계속 망탕(되는대로 마구) 하는 경우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무엇보다 북한에서 군 문제에 관한 한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위원장에 이어 ‘2인자’로 불리는 리 부위원장의 담화는 몇가지 점에서 바이든 미 정부에 대한 북쪽 대응기조의 ‘경화’ 추세를 드러낸다. 우선 지난 1월20일 바이든 정부 임기 시작 이후 북쪽에서 나온 대미 담화 가운데 군부 인사가 주체로 나선 첫 사례다. 둘째,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자위권에 대한 침해·도발”이라 비난한 사실 또한 처음이다. 바이든 정부 집권 뒤 북한의 첫 공식 대미 담화인 ‘최선희 담화’(3월18일)는 “미국의 새 정권”의 행태를 비판했고, 그에 앞선 ‘김여정 담화’(3월16일)는 ‘대남 비난 담화’의 끝에 “미국 새 행정부에도 한마디 충고”를 덧붙인 정도다. ‘충고’에서 비판으로, 비판 표적도 ‘미국 새 행정부’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이동한 것이다. 셋째, 리 부위원장은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를 “우리 당과 정부가 국가방위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시한 국방과학정책목표들을 관철해나가는 데서 거친 하나의 공정”으로 규정해 ‘추가 군사 행동’이 있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넷째, 리 부위원장은 신형전술유도탄시험발사의 의미와 관련해 ‘공격’이 아닌 ‘방어’ 쪽에 무게중심을 실어 ‘신경전 가열 속 탐색 계속’의 기조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대미 엄포’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국이 대양 건너 교전 일방의 앞마당에서 벌려놓은 전쟁연습이 ‘방어적’인 것이라면 우리도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미국본토에서 제압할 수 있는 당당한 자위적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그러하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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