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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막이' 김상조 경질에 경제부처 '당혹'..."선거 후 홍남기 교체" 전망 급부상 - 조선비즈

입력 2021.03.29 16:28 | 수정 2021.03.29 16:28

김상조 전격 경질에 경제부처 당혹
"2인3각 파트너 홍남기 교체도 기정사실" 전망
공정위 "상왕 잃었다...우군 사라져서 어쩌나"

전월세법 등 임대차 3법 시행 직전에 전세금을 14% 인상한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격적으로 경질되자, 세종시 경제부처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을 이끈 김 전 실장이 전격적으로 경질된 것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김 전 실장은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라는 등 간헐적으로 나왔던 홍 부총리의 소신성 발언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후임으로 임명된 이호승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대체로 "적당한 인물이 갈 자리에 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지만, 청와대 정무라인과 정치권의 외압을 막아낼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많다. 기재부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1차관 등을 거친 이 차관이 거시경제정책에 전문성은 있지만, 내성적인 성격 탓에 여당의 압력에 경제관료로서 소신을 보일 수 있을 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김상조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왼쪽)과 이호승 신임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 나란히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29일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오늘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경제수석비서관을 임명했다"면서 김 실장 경질을 발표했다.

이날 전격적인 경질은 김 전 실장이 임대차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하루 전인 지난해 7월 29일 전세금을 14%올리는 부동산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김 전 실장은 전날 밤 유영민 비서실장에게 사의를 전했고, 이날 오전 문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후임 정책실장에 이호승 현 청와대 경제수석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부패 청산'을 위해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하는 '긴급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부터 이호승 수석이 정책실장으로 참석했다.

김 실장은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엄중한 시점에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드려 죄송하기 그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의를 표명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 정책실을 재정비해 2·4 대책 등 부동산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빨리 자리를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모신 비서로서 해야 할 마지막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의 경질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정무적 판단이 우선시되는 청와대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김 전 실장이 그나마 경제부처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는 판단을 자주했다는 것도 경제관료들에게는 아쉬운 대목으로 거론된다. 김 전 실장은 홍 부총리가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금융세제 개편 등 굵직한 정책 현안에서 여당과 마찰을 빚을 때, 그에게 힘을 실어줬던 청와대 속 ‘아군’이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김 실장 경질은 무척 갑작스럽고, 이 것이 사실 그만둘만한 사안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여론이 있다"면서 "전세 계약 갱신을 진행하기 시작한 시점은 임대차3법 시행 한참 전일테고, 김 실장이 의도적으로 법 시행 전에 황급히 전세값을 올려 받으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라고 전했다.

이번 김 전 실장 경질을 두고 홍남기 부총리의 교체도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크게 앞서있는 선거 판세를 감안하면, 보궐선거 후 국면전환용 개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임을 받던 김 전 실장을 교체할 정도라면, 홍남기 부총리의 교체도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김상조 전 실장과 홍남기 부총리는 2인3각 같은 파트너십을 보였다"라면서 "김 전 실장의 경질은 사실상 홍 부총리에 대한 불신임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위원장으로 재직했던 공정위에서도 ‘실각’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상조 실장은 전임 공정위원장으로 청와대에서 공정위에 힘을 실어주며 퇴임 이후에도 ‘상왕’ 노릇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온라인플랫폼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 공정위 주요 현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상황에서 든든한 우군이 사라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이 공정위가 힘을 들이는 안건이 있을 때 김상조 전 위원장은 청와대와 공정위를 잇는 든든한 소통창구가 됐는데, 아쉽게 됐다"면서 "온라인플랫폼법이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모두 국회 통과에 있어 (김 전 실장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공정위로서는 우군을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미 최근 김 실장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었다며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한 공정위 과장은 "이미 김 전 위원장 라인 인사가 조직 내에서 통하지 않고 있었다. 김 실장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공정위 주요 이슈에 진척 상황이 없었던 것을 보면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부차적인 개입에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롭게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를 맡게된 이호승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기재부 내부의 평가를 종합하면, 이 실장에 대해 "꼼꼼하고 신중하며, 상사와 후배들 모두 좋아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재부 직원들이 꼽은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선정되는 등 조직에서 신망이 두텁다. 후배들에게 일을 미루지 않고 주말까지 반납하는 열정에 '워커홀릭'으로 불리기도 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이 실장은 기재부에 있을 때부터 조용한 실력자로 후배 공무원들을 잘 다독여가며 일했던 사람"이라며 "관료로서 뛰어난 업무 감각과 평판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다른 공무원도 "기재부에서 핵심 보직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정책실장에 적임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정책실장이 된 것에 대해 기재부 내에서 ‘경사’ 또는 ‘축하할 일’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이 실장의 능력에 걸맞는 인사이긴 하지만, 김 전 실장의 경질에 따른 ‘급한 곳 메우기’여서 아쉽다는 것이다. 한 과장급 기재부 관계자는 "등 떠밀려 (정책실장이) 된 것 아닌가. 특별히 다행스러운 일은 아니다"라며 "최근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홀대를 받고 있다는 인식을 타개하는 의미는 있지만, 김 전 실장의 부재로 대안을 찾지 못해 이뤄진 인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김 전 실장이 갑자기 그만두리라는 예상은 아무도 못 했기 때문에 무척 갑작스러운 인사지만, 그 공백을 이 실장이 메우는 것은 놀랍지 않다"며 "이 실장은 정책실장 자리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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