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전직 특검에게 물었다…"LH, 매머드급 특검도 성공 어려워" - 중앙일보 - 중앙일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김성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김성태 기자

4‧7 재보궐 선거를 3주 앞두고 여야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특검’을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전직 특별검사들은 "수사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설사 역대 최대 규모 특검으로 진용을 꾸리더라도 성공을 확신하기도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기존 최대 규모 특별검사팀은 2016년 12월 출범한 박영수 국정농단 특검이다.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 4명, 특별수사관 40명, 파견검사 20명, 파견공무원 40명 등 총 105명으로 꾸려졌다.

 

전직 특검들 “사상 초유 거대 특검 출범하더라도….”

17일 익명을 전제로 중앙일보 취재에 응한 전직 특검들은 우선 “LH 3기 신도시 의혹만 해도 방대한 데 박근혜·이명박 정부까지 확대한다고 하면 수사 대상과 범위가 너무 넓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낮다”라고 지적했다.
 
현재로썬 여야 모두 수사 범위와 관련해 ‘성역이 없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제 셈법은 복잡하다. LH 사태로 수세에 몰린 더불어민주당은 ‘부동산 적폐 청산’으로 프레임을 전환하기 위해 전임 정부로 수사 범위와 시기를 최대한 넓히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실정에 초점을 맞춰 수사 범위를 넓혀 나가자는 쪽으로 초점이 갈린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국회의원 전수조사 등의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주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제안에 늦게나마 현명한 결정을 해줘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오전 특검 도입과 국정조사, 국회의원 전수조사 등의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주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제안에 늦게나마 현명한 결정을 해줘서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뉴스1]

 
이에 대해 한 전직 특검은 “잘 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결코 쉬운 수사가 아니다”며 “수사 대상이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데다 ‘투기’를 과연 어떤 형법으로 의율할지, 어떻게 투자가 아닌 투기로 입증할지, 직무상 알게 된 정보냐 등을 입증하는 것도 까다롭다”고 분석했다.  
 
힘든 수사인 만큼 매머드급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인원이 어마어마해야 이런 수사를 할 수 있다”이라며 “한 개 지검 규모의 특검이 출범해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복수의 전직 특검들은 “이런 대규모 투기 수사를 지휘할 특검 적임자를 찾기도 결코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우려했다. 
 

770명 규모 특수본 출범했는데…‘특검’ 결론

또 다른 전직 특검은 “특검에 맞는 성격의 수사가 아니다”면서 “아직 기존 수사가 중간도 안 왔는데 특검을 도입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도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매머드급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이 출범한지 1주일밖에 안 돼 성급하게 특검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770명 규모의 특수본을 구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수본에는 18개 시·도 경찰청과 함께 국세청·금융위원회·한국부동산원 파견 인력도 포함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제보를 받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경찰 신고센터.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제보를 받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 경찰 신고센터. 연합뉴스

 
이에 경찰 내부에선 “특수본이 한창 수사 중인데 당혹스럽다”는 기류도 나오고 있다. 이날 경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대는 LH의 상급기관인 국토교통부와 경찰 수사를 받는 LH 직원들의 대출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북시흥농협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특검은 수사 기간 및 인력에도 한계가 있다. 특검은 관련법에 따라 최장 90일, 수사관 30명을 파견받아 수사할 수 있다. 필요하면 인력을 추가로 보충하고 수사 기간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는 검찰과는 다르다.
 
검찰에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외치더니 결국 꺼내 든 게 특검이냐”고 황당해하는 반응이다. 한 전직 특검은 “수없이 많은 특검이 출범했지만, 성공한 특검은 흔치 않다”며 “‘선거용’ 특검이 될 공산이 높다”고 우려했다. 여야가 4·7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자 정치적 셈법에 따라 특검 도입에 합의했다는 지적이다. 
 

특검 출범은 언제 할까

통상 약 한 달여가 소요되는 역대 특검보다 출범 시기가 크게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건은 임명 전 수사 범위와 수사 기간 등을 놓고 여아 간 줄다리기가 얼마나 길어질지다.  
 
앞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때는 국민적 공분이 들끓어 37일 만에 특검이 출범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비리 때는 34일 만에 특검이 도입됐다.
 
한 전직 특검은 “준비 기간도 걸리고, 출범하더라도 여러 가지 난항이 예상된다”고 했다.
 
김수민‧강광우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Let's block ads! (Why?)

소스 뉴스 및 더 읽기 ( 전직 특검에게 물었다…"LH, 매머드급 특검도 성공 어려워" - 중앙일보 - 중앙일보 )
https://ift.tt/3cN4GEM
대한민국

Bagikan Berita Ini

Related Posts :

0 Response to "전직 특검에게 물었다…"LH, 매머드급 특검도 성공 어려워" - 중앙일보 - 중앙일보"

Post a Comment

Powered by Blog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