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으로 향하는 여러 도로 가운데, '미시령 관통 도로'가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소유한 주식회사가 도로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민자 도로다 보니 지자체가 통행 수익을 보전해주고 있고, 앞으로 세금 수천억 원이 들어갈 처지에서 최근 수익률을 다시 조정하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지 환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 영서 지역인 인제군과 영동 지역인 속초시를 잇는 미시령 관통 도로입니다.
터널을 포함해 총 길이 3.69km, 편도 요금은 3,300원.
2006년 개통해 민간 주식회사가 운영하는데 회사 지분은 100% 국민연금 소유입니다.
한때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가는 가장 빠른 도로.
그런데 개통 10년이 지난 2017년, 주변에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뚫렸습니다.
더 빠른 길이 생기자 고속도로로 차량이 몰렸고, 이용자는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민자 도로다 보니 최소 운영 수익 보장금, 이른바 MRG가 적용됩니다.
통행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면 회사 측 손실을 강원도가 보전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강원도가 민자 도로 측에 준 금액이 400억 원이 넘습니다.
계약 기간인 2036년까지 줘야 할 세금을 계산하면 4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국민연금은 회사에 수백억 원 대출을 줬는데, 후순위 대출금의 경우 많게는 연 65%의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강선우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 연금공단이 노후에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그 돈이 결국은 국민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나 다름이 없어요. 국민 세금으로 번 돈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겠다는 지금의 연금공단 투자 방식은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조삼모사가 아닌가….]
지자체 역시 끊임없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지난 2월까지 회사 측에 줘야 할 2019년분 손실보전금 219억 원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양측 입장을 전달받은 분쟁판정위원회는 내년 6월까지 협상을 통해 미시령 도로 수익률을 재조정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박 호 / 강원도청 사회재정담당 : 판정위원회 결과에 따라서 사업 재구조화 협상을 하기 위한 계기가 마련됐으니 그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서 착실하게 준비해 나가겠다. 이런 게 공식적인 입장입니다.]
물론 안정적인 수익을 포기할 수 없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위원회 결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추후 행정 소송 등이 예상되는 상황.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나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일산대교 등 갈등이 이어지는 다른 민자 도로 역시 협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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