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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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다." - 원희룡
"참 딱하다. 여기 대선 토론장이다." - 홍준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전 검찰총장)가 다른 경쟁 후보들에게 면전에서 무안을 당했다. 윤석열 후보는 27일 오후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본경선 강원 지역 합동토론회에서 다른 후보들과 대여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
앞서 법원은 소위 '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윤 후보는 이날 자신의 주도권 토론 기회 때, 이를 발판 삼아 정치적 역공을 취하고자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자들로부터 별다른 동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일부 후보로부터는 면박을 당하기까지 했다.
[원희룡] "윤석열도 직권남용 확장적용으로 논란... 나한테 묻지 마라"
▲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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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는 검사 출신인 원희룡 후보(전 제주도지사)를 호명한 뒤, 작심한 듯 "지난 10월 19일 MBC 'PD수첩'에서 조성은과 김웅 의원 간의 녹취록을 일부를 빼갖고 짜깁기 보도를 한다"라며 준비한 질문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다음날인 20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라디오에 나와서 '녹취록도 다 나왔는데, 이 정도 증거로 소환을 못한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발언한다"라며 "그러니까 20일날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에 대해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당일날 바로 기각 당한다"라는 부연이 뒤따랐다. 이어 "다시 그다음날 21일, 송영길 대표가 또 라디오에 나와서 '국민의힘에서 후보를 결정하는 데 판단할 수 있도록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발언했다"라며 "그러니까 바로 그날 공수처가 손준성의 변호인에게 '대선 후보 경선 일정 등을 고려해서 조속한 출석을 요청한다' 이렇게 압박했다"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윤 후보는 질문 시간을 활용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공수처를 활용해 국민의힘 경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윤 후보가 "이 전체적인 과정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느냐?"라며 "체포영장이 기각된 사람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건, 저도 27년 법조생활 하면서 정말 처음 있는 일이다. 처음 본다"라고 원 후보를 향한 질문을 마쳤을 때는 6분의 주도권 토론 시간 중 2분 17초가량을 쓴 뒤였다.
열심히 그의 질문을 받아 적던 원희룡 후보는 "뭐… 구체적으로 무엇을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왜 저한테 물어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이라며 헛웃음을 띄었다. 하지만 곧이어 송영길 대표에 대한 비판에 맞장구를 쳐줬다. 원 후보는 "각론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겠고, 총론에 대해서는 부당한 압박에서 당당히 잘 이겨내시기를 바란다"라면서 답변을 마쳤다.
하지만 윤 후보의 질문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도 특정을 못해서 성명불상자가 작성을 했다고 하고, 이 정도 되면 손준성 검사로 하여금 영장실질심문에 응하게 만든 것 자체가 의무 없는 자에게 직권남용을 한 것이 되는데, 이 정도 되면 구속영장 청구라는 건 거의 직권 남용에 준하는 것 아니냐?"라며 "원론적인 법리만 여쭤본다"라고 물었다.
원 후보는 "하아"라고 한숨을 짧게 쉰 뒤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께서도 경제적 공동체니 직권남용의 확장 적용이니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법치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매우 근본적인 논쟁이 되는 중심이 되시기 때문에 저한테는 묻지 말아주시라"라고 선을 그었다. 윤 후보는 중간에 당황한 듯 "좋다" "알겠다"라며 답을 끊으려 했지만 원 후보는 "묻지 말아주라"라는 말까지 하고 답을 마무리했다.
[홍준표] "수사 할 때는 정당한 수사, 수사 당할 때는 정치 공작?"
▲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가 27일 오후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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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는 역시 검사 출신인 홍준표 후보에게 "옆에서 다 들으셨는데, 홍준표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송영길 대표의 태도에 대해서. 선거 개입 아니냐?"라고 이어 물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참 딱하다고 생각이 되는 게, 여기 대선 토론장이다"라면서 오히려 윤석열 후보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아니, 대선 토론장이니까, 남의 당 대표가 우리 당 경선 일정을 감안해 국민의힘 후보 결정 전에 강제 수사 하라고 하는 게 우리가 대선 토론에서 못 다룰 주제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홍 후보가 "정책 토론을 하자고 할 때는 언젠데…"라고 꼬집자, 윤 후보는 "중요한 정치 현안인데, 인신공격이 아니잖느냐? 개인 신상 문제가 아니잖느냐?"라고 말을 끊었다. 해당 문제제기가 자신의 신상 관련 발언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홍 후보가 "아니, 저희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그걸 쟁점화해서 대선 토론장에 나오는 것은…"이라며 계속 비판하자, 윤 후보는 "여기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시기가 좀 애매한가? 검사를 오래하셨는데?"라면서 언성을 높였다.
결국 홍 후보는 "내 입장 밝히겠다"라고 말했지만, 오히려 "본인이 수사 할 때는 정당한 수사고, 본인이 수사 당할 때는 정치 공작이라 하는 건 좀…"이라며 윤 후보를 공격했다. 윤 후보는 다소 흥분한 듯 "체포영장이 기각됐는데 구속영장 청구하는 거 봤느냐? 검사 생활하면서"라고 말을 이어갔고, 홍 후보 역시 "아니…"라며 반박을 하려 했지만, 윤 후보의 주도권 토론 시간이 모두 소진되며 사회자가 중단시키는 바람에 공박은 이어지지 못했다.
윤 후보는 이날 마무리 발언 시간에도 관련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자신에게 마지막 1분이 주어지자 "이 정부가, 이 정권이 참 저에 대해서 오랜 세월 괴롭히고, 또 정치 일선에 나서니 제가 국민의힘의 경선 운동하는 것을 참 많이 방해해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 소위 '영장 사주'에서도 보듯이, 여당의 대표가 공수처에다가 아주 대놓고 '강제 수사 안 하냐' 하고, 이런 관행과 법리에 위배해서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또 기각되니 구속영장을 또 청구했다가 이렇게 망신을 샀다"라며 "국민 여러분, 그만큼 제가 두렵기 때문이고, 본선에 나올 때 가장 힘든 후보이기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27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강원 춘천시 동면 G1 강원민방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강원지역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후보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후보, 원희룡 후보, 이준석 대표, 유승민 후보, 홍준표 후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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