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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로비주범’ 김만배 ‘설계주범’ 남욱… 풀어놓고 수사 되겠나 - 동아일보

대장동 개발은 시작부터 민관 사이의 ‘짬짜미’와 뇌물로 얼룩지면서 비리의 온상이 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 및 법조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를 맡았고, 남욱 변호사는 유 씨와 결탁해 대장동 사업을 실제로 설계했다. 하지만 김 씨와 남 변호사는 풀려난 상태에서 조사를 받고 있어서 효율적인 수사를 통한 대장동 게이트 실체 규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김 씨는 대장동 사업을 둘러싼 로비를 주도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을 화천대유 고문으로 영입해 월 1500만 원의 고문료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재판 거래’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영수 전 특검도 고문으로 영입해 월 1500만 원을 줬다. 이 밖에도 30명에 이른다는 고문단의 역할과 로비 실체를 밝혀낼 열쇠도 김 씨가 쥐고 있다.

김 씨는 유 씨에게 700억 원의 뇌물을 주기 위해 유 씨가 만든 회사의 주식을 비싸게 사주거나, 천화동인 1호 배당금을 직·간접적으로 넘겨주는 방식, 소송을 이용하는 방법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실제로는 세금과 공통경비를 제외한 428억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뇌물공여 혐의가 드러났는데도 검찰이 김 씨를 구속하지 못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장동 사업을 실제로 설계한 것은 성남도개공이 아니라 남 변호사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유 씨는 2013년 남 변호사 등에게서 3억여 원을 받는 대가로 “대장동 개발사업 구획 계획도 니네 마음대로 다 해라”, “땅 못 사는 것 있으면 내가 해결해 주겠다”고 했다. 사업 방식이 정해지기 전부터 유 씨와 남 변호사가 사업을 마음대로 주무른 것이다. 대장동 개발의 핵심인 민간사업자 선정, 공모지침서 작성 등도 남 변호사 측 인물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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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비리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로비의 주역 김 씨와 설계 담당자 남 변호사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두 사람이 자유롭게 활보하는 상태에서는 증거인멸과 말 맞추기 등의 우려가 크고 효율적인 수사가 어렵다. 검찰은 조만간 김 씨와 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이번에도 검찰이 이들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다면 수사 능력과 의지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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