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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르의 매직…“안철수는 오세훈 아닌 김종인에게 졌다” - 한겨레

‘오세훈 역전 드라마’ 총연출 김종인 “내 역할 90% 완수”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간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23일 오전 국회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 단일화해도 우리 당이 무조건 이긴다. 걱정말라. 안철수에 관심 둘 필요 없다” ‘정당 소생술사’ 김종인의 승부수는 이번에도 통했다. 야권의 서울시장 레이스에서 오래도록 선두를 지켜온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노회한 김종인이 지휘하는 국민의힘의 ‘버티기 신공’에 결국 무너졌다. ‘안철수는 오세훈이 아닌 김종인에게 진 것’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올해 초 안철수 독주 국면에서도 꾸준히 제1야당 후보의 승리를 자신해왔다.
안철수는 흥행 불쏘시개?…여전한 냉담과 냉소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위원장은 오세훈 후보의 승리 요인에 대해 “제1 야당의 후보로 단일화된다는 것은 처음부터 상식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12월부터 지금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다 분석해 보니, 안 후보는 항상 3등으로 처져있었다. 그것이 이번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이 됐다”고 했다. 자신을 두고 ‘오 후보 승리의 일등공신’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오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면서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기여는 한 90%를 했다고 본다. 이제 나머지 10%를 더해서 오 후보를 당선시키면 내가 국민의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신 이상자’ 등 감정적인 발언을 주고받았던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야권 흥행을 위해 노력 많이 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다”며 “본인이 스스로 단일후보가 확정되면 열심히 시장 선거를 위해 돕는다고 얘기했으니까 그 말이 지켜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승자가 패자에게 건네는 덕담이나 위로와는 거리가 있다. 그가 ‘정치인 안철수’에게 보여온 냉담과 냉소가 은근히 배어있다.
‘3자 필승론’ 꺼내며 압박…버티던 안철수 ‘무조건 양보’
김 위원장은 지난달 당 경선 후보자들을 만나서도 “우리 당 서울시장 후보가 결정되면 안철수 후보 등과의 단일화나 본 선거에서 모두 이길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얼마 정도 차이로 이길지 데이터 자료도 구체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줄곧 강조해왔다. 한술 더 떠 “3자 구도로 가도 국민의힘이 이긴다”고 했다. 야권에선 “벌써 오만해졌다” “민주당의 엑스(X)맨”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단일화 여론조사를 앞둔 지난 18일에는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 부정적 발언을 한 안 대표에게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고 해 당 내에서 ‘물러나라’는 요구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판을 흔들고 상대를 궁지에 몰아 승리를 쟁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단일화 승리는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단일화 룰에 조기에 합의하라’는 당 안팎의 압력을 모두 물리치고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그의 탁월함을 유감 없이 증명했다. ‘3자 필승론’까지 펼치며 ‘버티기’를 주문하는 그 앞에서,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의 초조함은 배가됐고, ‘경선룰 무조건 양보’라는 굴욕적 선언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야권 지지층은 제1야당 후보의 상징성을 지닌 오세훈 후보에게 꾸준히 결집했다. 재보선 공관위원장을 맡았던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종인의 매직’이 이번에도 통했다. 갖은 비판 속에서도 당 내부에서 중심을 잡고 기어이 예언을 적중시켰다. 혜안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중간지대서 운신 폭 넓히며 ‘킹메이커’ 구실할 듯
오 후보가 재·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할 경우, ‘김종인 비대위’ 임기 연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연장 가능성에 대해 “내가 결심할 사안이니깐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다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가능성은 제로”라고 선을 그었다. 성일종 비대위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김 위원장께서 갖고 계신 인맥, 경험, 여러 가지 혜안 같은 경우를 자문 받고 필요할 때는 상의 드려서 일정한 역할을 해주시는 것도 우리 당을 위해서 나쁘지 않다. 상임고문을 하실 수 있고 이상의 또 더 큰 역할을 드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가 아닌 당의 외곽이나 장외에 머무르며 ‘킹메이커’ 구실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에선 벌써부터 전당대회를 노리는 주자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보폭이 자유로운 중간지대로 나가 역할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와 가까운 국민의힘 관계자도 “김 위원장이 당권 경쟁을 할 게 아니기 때문에 당에 남기 보다 외곽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교감하며 정치권에 안착시키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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