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코로나 감염자 국내서 잇따라…확진 전 미용실 마트 돌아다녔다 - 한겨레

감염력 1.7배…남아공발 변이 유입도 첫 확인

영국발 변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잇따라 확인되면서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1 터미널 입국장에서 방호복을 입은 입국 승객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발견돼 확산 중인 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사례가 2일까지 국내에서 모두 10건이 잇따라 확인되자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감염자 중 한명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미용실과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사실이 드러나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전파가 이뤄졌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의 1.7배에 이른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일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자 4명이 추가됐으며,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도 처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추가 확진자 4명 중 세 명은 지난달 26일 숨진 뒤 변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남성의 일가족이다. 모두 영국에 거주하다 지난 연말 입국해 경기도 고양의 거처에서 생활해왔다. 당국은 숨진 80대 남성의 감염 사실을 확인한 뒤 가족의 검체를 확보해 전장 유전체 분석을 벌인 결과 연쇄 감염 사실을 밝혀냈다. 가족 3명 중 2명은 지난달 13일 숨진 남성과 같은 비행기로 입국해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가족 1명은 지난해 11월 앞서 입국해 자가격리를 마쳤으나 그 뒤 귀국한 가족과 같이 생활하면서 감염됐다. 그는 고양시 거처 인근의 미용실과 마트 등 다중시설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을 접촉했고, 그 뒤인 지난 27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사회에 널리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방대본 쪽은 이와 관련해 브리핑에서 “사망한 분과 같은 날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가족 2명은 계속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되며, 먼저 들어온 가족 1명은 입국 당시 음성이었으나 나머지 가족들이 입국한 뒤 동거하는 과정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검사 결과 현재까지 (가족의 접촉자 중)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가족들과 별개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다른 1명은 지난달 19일 인천공항으로 혼자 입국해 곧장 자택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입국 사흘 뒤 검사에서 확진됐다. 당국은 이 확진자가 기내 접촉자가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남아공발 첫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는 지난달 26일 인천공항 입국 뒤 검역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발열 증상이 보여 공항에서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현재 생활치료센터로 옮겨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동반자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거쳐 국내로 들어왔으며, 동반자는 현재 검사를 받고 있다고 방대본 쪽은 전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영국과 남아공발 입국자에 대한 비자발급을 제한하고, 영국발 항공편은 오는 7일까지 운항을 중단시켰다. 8일부터 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출발일 기준 72시간 이내 발급받은 ‘유전자증폭(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항만 입국자는 15일부터)했다. 방역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자 대부분을 검역 과정에서 바로 확인해 격리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안심할 수 없다는 견해다. 1달여 전부터 유행이 시작된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자가 전 세계 곳곳에서 속출하는 상황이어서 국내에 지속해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입국자 자가격리의 기준과 관리를 좀더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일가족의 경우 자가격리를 끝낸 가족 구성원이 자가격리 중인 다른 감염가족과 같이 생활하다 추가감염된 상태에서 계속 다중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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