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전 부터 4차 대유행을 우려한 전문가 목소리가 컸음에도 서울·부산 재보궐 선거 등을 의식해 정부가 거리두기 강화조치에 너무 소극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커진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기존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모임금지는 유지하되, 방역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마련해 앞으로 3주간 강도 높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오늘 중대본에서는 방역 방파제를 더 높고 단단히 세운다는 각오로 다음 주부터 적용할 거리두기 단계 조정방안을 결정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서울과 부산의 유흥시설에 대해 거리두기 2단계 원칙대로 영업을 금지한다"며 "카페, 식당, 노래방 등 영업시간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감염 확산에 따라 필요하면 언제라도 밤 9시까지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이외 지역은 1.5단계를 유지하되 유행상황에 따라 필요에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나 다양한 방역 강화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영업금지 조치를 받는 유흥시설은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콜라텍 등 유흥시설 5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내용은 오후 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공개된다. 수도권과 지방의 유흥시설들은 지난 2월 초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조치를 하면서 영업금지를 풀었는 데 영업재개 두달만에 다시 문 닫는 것이다.
서울 등 수도권외에 부산도 유흥주점 영업금지 조치를 받은 것은 최근 이 지역 유흥·단란주점을 중심으로 감염사례가 속출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시가 파악한 통계에 따르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는 유흥·단란주점은 부산에 4143개가 있다. 서울엔 2342개, 인천엔 1598개, 대구엔 1762개다. 부산이 서울의 약 2배쯤 많다. 광역시도 중 부산보다 많은 곳은 경기도(7428곳)뿐이다.
정 총리는 "특히 수도권에서 누적된 숨은 감염원을 찾아내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코로나19 의심증상이 보이는 분들은 반드시 검사받도록 의무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음 주 초 방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정부의 방역강화조치를 두고 `뒷북`이란 비판이 많다. 지난 7일 실시된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선제적 방역조치를 자영업 민심이 싸늘해질 것을 우려해 미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선거와 상관없이 거리두기가 실시될 때 마다 민생경제에 미칠 타격을 방역당국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방역강화 기준 등을 고려해 적정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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