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 91일 만에 최다…계속 늘어날 듯
정부, 거리두기 상향보다 ‘맞춤형 방역’ 기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700명까지 급증한 8일 오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코로나19 확진자가 700명 발생하면서 지난 1월 초 이후 93일 만에 700명대로 올라섰다. 정부는 “4차 유행의 길목에 서 있다”면서도, 백신 접종으로 위중증환자가 크게 늘지 않고 있고 국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보다는 ‘핀셋 방역’ 기조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8일 0시 기준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700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1월7일(869명) 이후 91일 만에 최다로, 700명대 확진자는 3차 유행이 정점을 지나기 시작한 지난 1월5일(714명) 이후 93일 만이다. 지금 발생하는 확진자들이 1~2주 전 감염된 뒤 잠복기를 거쳐 확진에 이른 것임을 고려하면 확진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 서초구 실내 체육시설에선 지난달 26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이날 54명이 대거 추가됐다. 전국의 수정교회 관련 확진자는 7명이 늘어 누적 208명이 됐다. 부산 노래방 집단 감염 사례는 16명이 더해져 모두 318명이 됐다. 정부는 확진자 증가세에도 9일 발표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일괄 격상하지 않고 ‘핀셋 방역’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률적인 단계 인상은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한 국민이나 업종도 똑같이 규제를 당해야 하니 피로감이 늘고,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효과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최근 감염이 발생한 곳에 특화해서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런 기조는 고위험군 백신 접종으로 사망자와 위중증환자 규모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날 기준 위중증 환자는 112명으로 확진자가 487명 발생한 지난달 26일보다 한 명 더 많은 수준이다. 권 장관은 “예방접종으로 요양병원·시설 감염을 차단해, 3차 유행에 비하면 중증환자 숫자가 대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2주간 확진자 접촉(40.2%)으로 인한 감염이 집단발병(28.4%)보다 높은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의료관리학)는 “4차 유행이 발생하면 3차보다 더 오래가고 확진자는 더 많을 것”이라며 “또 백신 접종으로 거리두기를 완화한 나라들을 보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커져, 이번 봄과 여름은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대본은 올해 2월을 전후로 수도권 의료기관 방문자 5002명을 대상으로 한 검사에서 26명(0.52%)이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도권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항체 조사 결과인 0.15%보다 높은 수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2차, 3차에 걸친 코로나19 집단유행의 영향이 누적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전문가들은 서울에 비해서 경기도 지역 주민의 항체 양성률이 더 높게 나타난 점 등을 감안해 해당 지역 주민들께서 더욱 더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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