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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변창흠' 동시조준? 안철수, 새해 첫날 창신동에 간 이유 - 한겨레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1호 지역 현장 방문
“혈세낭비”…박원순·변창흠 동시조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찾아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오연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찾아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오연서 기자
“보여주기식 사업이 됐군요. 누구를 위한 도시재생입니까?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반드시 이런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칠 생각입니다.”(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을 찾아 고 박원순 전 시장의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부 모두 새해 첫 공식 일정이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뿐이었지만, 안 대표는 현충원에 들렀다가 종로구 창신동으로 직행했다. 왜 창신동이었을까? 박원순·변창흠 정책실패 드러내며 본격적 선거 태세 갖춰 이날 오전 11시께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을 찾은 안 대표는 가파른 고갯길에 승용차 한대가 간신히 지나갈 만한 좁은 골목, 낡은 주택이 줄지어 선 모습을 보면서 표정을 찌푸렸다. “도시재생의 실체를 보여주겠다”는 주민을 따라 창신동 고갯길을 내려가던 안 대표는 “868억이 여기(도시재생사업)에 투입됐다고 들었는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며 “혈세낭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창신동은 지난 2015년 박원순 전 시장이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1호로 선정한 곳이다. 당시 이 사업을 담당한 기관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장으로 있던 서울주택도시공사(SH)였다. 지난달 23일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질타가 쏟아진 바 있다. “도시재생 명목으로 예산이 868억원이나 집행됐지만 주민생활은 여전히 어렵다. 성과물 홍보에만 급급해서 주민들을 위한 시설은 전무하다”거나 “변 후보자가 자랑하는 도시재생은 사업효과도 없었고, 주민들을 위한 시설도 없는 완벽히 실패한 사업”(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지적이었다. 즉, 안 대표의 입장에서는 이날 창신동 방문이 박원순·변창흠 두 사람을 동시에 겨냥한 기획이었던 셈이다. ‘부동산’과 ‘주거안정’ 등 민생 현안을 두고 가장 먼저 서울시민들과 가까이에서 스킨십을 하겠다는 메시지도 된다.
신축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신축년 새해 첫날인 1일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 종로구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혈세 낭비 전형적 사례…내가 시장 되면 고칠 것” 창신동 도시재생구역 곳곳을 약 30분 동안 지역 주민들과 둘러본 안 대표는 작심한 듯 박 전 시장의 정책실패를 비판했다. 어린이들의 문화생활을 위해 창신동 도시재생구역에 만들어진 ‘산마루놀이터'를 방문한 안 대표에게 “(산마루놀이터는) 지역주민과 관련이 없는 곳”이라고 한 관계자가 얘기하자, 안 대표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됐군요. 이 정도 예산으로 하려면 국민 의견을 묻고, 수요조사도 했어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창신동 주민들의 ‘재개발 호소’에 안 대표는 “시장이 되면 고쳐나가겠다”고도 다짐했다. 한 주민이 “서울시장이 되면 창신동이 도시재생지역이라고 할지라도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할 의사가 있냐”고 묻자 안 대표는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에 정말 많은 혈세를 쏟아부었는데도 도시재생, 지역발전, 주민만족 이 세 부분에서 모두 실패한 정책이라고 판단한다”며 “주민의 요구를 모두 무시해서 정책은 실패하고 주민 고통이 이어졌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반드시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잘못된 부분을 고칠 생각”이라고 답했다. 창신동공공재개발추진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또 다른 주민이 “실패한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주민 동의로 사업을 해제할 수 있는 정책적 출구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안 대표는 “아마 추측건대, 도시재생사업을 다시 바꾼다고 하면 자신들(서울시)의 정책실패를 인정하는 게 돼서 주민 요구에도 불구하고 (해제를) 안 하는 것 아닌가 의구심이 있다”라며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찾아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오연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찾아 ‘서울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오연서 기자
‘성범죄 심판구도’ 이어 ‘주거정책 심판구도’로 안 대표는 지난달 20일 서울시장 출마 선언 직후부터 줄곧 박 전 시장을 정조준해왔다. 출마 이튿날인 지난달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시장을 겨냥해 “민주당의 전임 시장은 정직하지 못했다. 권력으로 딸 나이인 여성의 인권을 짓밟고도 부끄러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또 “옥탑방 서민 코스프레는 할 줄 알아도, 전기요금 낼 돈도 없어서 선풍기조차 마음대로 못 트는 저소득층 어르신들의 고통스러운 생활고는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지난 2018년 서울 강북구의 한 옥탑방에서 박 전 시장이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서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정치쇼'라고 비판했던 것을 재소환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박 전 시장의 일부 지지자들이 성추행 피해자의 손편지를 공개하는 등 2차 가해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자기편의 비리는 감추고 두둔해서 합리화시키려는 진영논리가 참으로 무섭고 지긋지긋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재보선을 ‘성범죄 심판구도’로 치르겠다는 안 대표의 전략은 새해 들어 ‘주거정책 심판구도’로 이어지고 있다. 안 대표는 이날 현장 점검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지금 부동산 문제가 열악해진 한 축엔 (서울시의) 잘못된 사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들을 다시 더 짚어보고 정책 발표 때 반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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