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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인가 '부채감'인가…임종석이 자꾸 박원순을 불러내는 이유 - 한겨레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원순 전 시장의 극단적 선택으로 치러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연일 ‘박원순 띄우기’에 나서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자제”를 요청했지만, 임 전 실장의 계속된 에스엔에스 활동으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박원순 때 안전·복지 향상…정당하게 평가해야”
임 전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에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됐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며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박 전 시장이 생전에 추진했던 자동차 제한 구역 확대, 건물 고도 제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의 정책을 열거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그는 “박원순은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청렴이 여전히 중요한 공직자의 윤리라면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고 언급했다. 출처 :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그는 지난 23일에도 박 전 시장을 “가장 청렴한 공직자”로 치켜세우며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 그의 열정까지 매장되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이 글이 게시되자마자 전형적인 ‘2차 가해’라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지만, 임 전 실장은 연이틀 박 전 시장 재평가에 나선 것이다. 대체 왜 임 전 실장은 싸늘한 여론을 감수하면서까지 ‘박원순 불러내기’를 이어가는 것일까?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위축되고 이완된 여권 지지층을 재결집하기 위해 논란을 무릅쓰고 발언을 이어가는 것이란 해석을 내놓는다. ‘박원순의 과는 작고 공은 컸으니, 여당 지지층은 위축되지 말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재보선 뒤 열릴 대선 정국에 대비해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려는 속내도 엿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자와 부인 강난희씨가 지난 2014년 6월5일 새벽 서울시장 재선이 확정된 뒤 서울 종로5가 캠프사무실에서 선거운동을 함께한 오영식, 임종석 등과 함께 손을 맞잡아 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박원순 떠나 문재인 캠프 합류한 2016년 부채감?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의 개인적인 부채감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임 전 실장은 한때 대표적인 ‘박원순 인맥’으로 분류됐다. 2012년 총선 불출마 뒤 야인으로 지내던 그를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무부시장으로 발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2015년말까지 1년반을 그는 ‘박원순 서울시’의 2인자로 활약했다. 하지만 그는 정무부시장을 그만둔지 1년도 안 돼 차기 대통령에 가장 근접했던 문재인 후보 캠프에 상황실장으로 합류했다. 당시 대선 경선을 준비 중이던 박 전 시장은 그의 이탈에 크게 낙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에게 두 차례 공개 사과를 했던 박영선 후보는 임 전 실장의 ‘박원순 띄우기’에 난감한 기색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 전 실장의 글에 대해 “앞으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지금 피해 여성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 상처를 건드리는 발언은 자제해주시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권 인사들의 계속된 박 전 시장 두둔에 박 후보가 제동을 건 셈이다.
박영선 캠프 “왜 그런 글 올린지 알지 못한다”
박영선 캠프 관계자들도 거듭 ‘선 긋기’에 나섰다. 박영선 캠프의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민주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임 전 실장이 캠프와 상의해서 올린 글이 아니라 어떤 이유에서 그런 글을 올리셨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여권 인사들의 잇따른 ‘박원순 호명’이 박영선 후보에게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박 전 시장의 유고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인데도 여권 인사들이 자숙은커녕 집단 정서에 갇힌 모습을 보인다. 자기들끼리 밥 먹으면서 할 이야기를 국민들 보는데서 하니 중도층까지도 돌아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지혜 서영지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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