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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돌풍' 대선 충격파 될까 - 경향신문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36) 최고위원이 정치권 화두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다. 세대 교체, 정치 개혁 신호탄이라는 반응이 쏟아진다. 이 전 최고위원이 뿜는 에너지가 얼마나 지속될지, 구조적·조직적 변화로 확산될 지는 의문이다. 아직 ‘현상’이라고 명명할 수 없는 까닭이다. 다만 여야는 ‘이준석 돌풍’이 대선이라는 특수 상황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민주당 내에선 26일 “두렵다” “부럽다”는 반응과 함께 조기 대선 체제가 불가피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린다. ‘이준석 돌풍’이 제1 야당 대표 선출이라는 소극적 의미를 넘어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한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함의를 내포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준석 돌풍’이 수구 정당 이미지를 상쇄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6·11 전당대회 당일,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드러날 경우 ‘이준석 돌풍’은 오히려 국민의힘 내분을 촉발해 대선 가도에 위협 요인이 된다.

‘이준석 돌풍’은 ‘정책 대선’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선 세대 균열 변수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2030 세대의 지지가 정치적 자산이다. 이 세대는 최근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부처로 집중 조명받았다. 지난 대선 이후 2030 세대의 지지 향배는 젠더·경제 이슈 와 결부돼 힘을 발휘했다. 이들은 여성할당제 존폐 논란에 불 붙이며 계층 문제를, 공정 이슈를 통해 계급 문제까지 적극 제기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들의 쟁점 이슈가 증폭되는 시점을 놓치지 않으며 대변자를 자처했다. 특히 이 전 최고위원은 오랫 동안 자신들이 지지할 만한 세력을 못 찾은 세력(2030), 명확한 페미니즘과 전통적 가부장제 사이에 있는 집단을 간파해 지지세력을 키웠다. 기존 정치권이 호명하지 않았던 공백 지대를 파고든 것이다. 이는 차기 대선에서 정책 경쟁을 극대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양강 구도는 기본소득(경제)과 공정(법치) 대결을 뼈대로 한다. ‘이준석 돌풍’은 여기에 청년 친화적 정책 대결을 덧붙였다. ‘지역구 3선 연임 불가’ 등 청년 정치 활성화 이슈도 재점화할 수 있다.

‘이준석 돌풍’은 정치 쇄신 경쟁을 자극한다. 국민의힘은 꼰대 정당, 수구 보수 정당 이미지를 탈색하는 효과를 낳는다. 당내 기득권 세력과 합리적보수 세력의 긴장 관계도 조성한다. 지지자들 입장에선 30대 리더를 통해 변화 의지를 확인한다. 이는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는 민주당과 대비된다. 국민의힘이 쇄신에 성공할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등 합리적 대선 주자군이 부상하게 된다. 윤석열 전 총장의 진로에도 영향을 준다. 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신당을 만들더라도 기존 거대 정당을 대체하는 대안 정당이 아니라 정권교체라는 슬로건 아래 국민의힘과의 연대나 단일화에 집중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국민의힘 입당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마음이 급해진다. 당 대표의 물리적 나이는 물론, 이재명 경기지사 독주체제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상대적 주목도가 떨어진다. 당 핵심 관계자는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해서 일사분란한 대오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돌풍’의 한계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세대 교체 의미가 과대 평가되고 있다. 그간 40대 기수론, 86 그룹으로 상징되는 젊은 피 수혈 등 세대 교체를 상징하는 흐름이 없진 않았다. 과거 세대 교체 주역들은 새로운 시대상에 걸맞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개혁 세력화에 실패했다. ‘이준석 돌풍’도 마찬가지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는 “이 전 최고위원은 고용 불안·일자리 문제 등 2030 세대의 쟁점 이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준석 돌풍=세대 교체’는 섣부른 평가라는 의미다.

이 전 최고위원이 지지세를 확장한 것은 젠더 이슈에 대한 혐오 발언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젊은 트럼프’, 포퓰리스트로 비난받았다. 대선 쟁점을 편가르기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이준석 돌풍’은 스스로에겐 부메랑이, 국민의힘 대선 가도엔 불안 요인이 된다.

‘이준석 돌풍’이 대선에서 영향을 미치려면 국민의힘 전체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하지만 당내는 다시 계파 갈등이 도졌다. ‘이준석 돌풍’이 조성한 당내 기득권 보수 세력과 합리적 보수 세력 간의 긴장을 유지하지 못하면 응집력이 떨어지고 내분이 불거진다. 이 경우 윤 전 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 등 외부 인사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대선 다자 구도는 국민의힘에 불리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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