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손씨 사망 원인을 추측하기 위한 여러 실험을 벌였다.
친구가 연루됐을 가능성은
둘째로 A씨가 손씨를 강물로 끌고 들어가 숨지게 했을 가능성에 대한 실험도 진행됐다. 경사 40도의 미끄러운 비탈길을 끌고 내려가면서 마네킹의 머리는 여러 차례 땅에 부딪혔고, 뾰족한 돌밭을 지나면서 곳곳에 상처가 났다. 그러나 손씨의 시신에는 이와 같은 상처가 없었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손씨 시신에 살아있을 때 뭔가 바닥에 긁혀 생긴 상처는 없었다”고 했다.
셋째, 물가에 서 있는 손씨를 A씨가 밀었다면 어떻게 될까. 강변의 수심은 발목 정도여서 죽음에 이르게 하기는 무리라는 결론이 나왔다. 유 교수는 “타인에 의한 익사일 경우 가슴이나 어깨 등에 압력에 의한 손상이 생기는데 손씨에게는 이러한 흔적 역시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포대교 남단, 펄에 파묻혀 늪 같다”
손씨의 시신을 발견한 민간구조사 차종욱씨 역시 “바닥이 미끄럽고 질척거려 걸음을 옮기기 쉽지 않다”며 “신발이 바닥에 꽂힌다. 발을 빼려고 하면 (신발은 그대로 있고) 발만 쏙 빠진다”고 말했다. 유속이 느린 반포대교 남단은 점성이 강한 진흙층이 넓게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한강 수난구조대원은 “손씨가 숨지기 한 달 전 시민 한 분이 펄에 갇혀 구조한 사례가 있다”며 “늪같이 펄에 파묻혀 못 나왔었다”고 전했다.
운동화가 벗겨진 상태로 발견된 손씨의 시신, 양말에 남아있던 토양 성분이 10m 떨어진 강바닥 토양과 가장 유사하다는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한 방송은 “운동화를 신고 강에 들어간 손씨가 진흙 속에 발이 빠진 뒤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범죄분석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A씨가 고인이 사망하는데 개입했다고 볼 정황 증거가 어디에도 없다”며 “타살의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범죄 사건이 되려면 A씨와 가족이 현장에 도로 나타나면 안 되는 것이었다”며 “CCTV에 이들의 모습이 잡히지 않았다면 은폐하기가 더 쉬운 상황이었다. A씨 어머니가 손씨 부모에게 전화했던 시점에 이 사건은 절대로 범죄사건이 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손씨의 아버지는 “너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저에게 나라 믿지 마라, 경찰 믿지 말라고 조언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며 “제 주변에 경찰을 믿고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해줄 거라는 사람이 한 명 있다면 반대로 이야기하는 사람은 만 명”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손씨 부모님에게 오염된 정보들이 전해지는 것 같다”며 “결국은 고통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A씨의 가족은 “자식을 잃은 손씨 부모님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나. 최대한 경찰 조사에 협조해서 여러 오해가 밝혀지는 게 낫다는 생각에 그동안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 이어 “A씨에게 손씨는 굉장히 친한 친구였다. 옆에 있던 친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살 수 있겠나”라며 “손씨 아버님만큼이나 간절하게 경찰 조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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