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딸 아닌 여동생”… 구미 3세 여아 엄마 “믿을 수 없다” - 조선비즈

입력 2021.03.12 10:22

지난달 경북 구미 상모사곡동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만 2세 여자아이의 친모가 자신을 외할머니로 밝힌 석모(51)씨로 드러난 것과 관련, 애초 아이의 엄마로 알려졌던 석씨의 딸 김모(22)씨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1일 오전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출석한 석모(51)씨 /권광순 기자

경북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유전자(DNA) 검사를 마친 뒤 김씨에게 "숨진 아이는 당신의 딸이 아니고 친정어머니의 딸"이라고 알렸다. 이 소식을 접한 김씨는 해당 사실을 믿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석씨를 체포하면서 형법상 ‘미성년자 약취’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사람을 자신 또는 제3자의 실력적 지배 아래에 둠으로써, (사람의) 신체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를 말한다. 즉, 석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뜻이다.

경찰이 최근 김씨의 DNA를 검사를 한 결과, 그가 아이의 친모가 아니란 점이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김씨의 주변 인물까지 확대해 DNA 검사를 실시, 지난 10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DNA 검사 결과를 전달받고 신고 당시 자신을 ‘외할머니’라고 소개했던 석씨가 숨진 여아의 진짜 친모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씨가 구속될 당시 석씨는 "평소 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외손녀가 방치된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취지의 참고인 조사를 하기도 했다. 김씨는 10대 후반에 집을 나가 동거하면서 사실상 석씨와 인연을 끊은 사이었다. 같은 빌라의 2층과 3층에 살았지만 왕래는 없었다고 한다.

지난 11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석씨는 "(숨진 여아가) 본인 아이가 맞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딸을 낳은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유전자(DNA) 검사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며 숨진 여아와의 관계도 부정했다. "억울한 게 있으면 말해보라"고 하자, 그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다"고 재차 출산을 부인했다. 석씨는 뒤이은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러 법원 건물에 들어갔다.

더 놀라운 건 숨진 여아의 친부가 외할아버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찰은 석씨와 내연관계로 추정되는 남성의 신원을 확인해 DNA 검사에 들어갔다. 검사는 이르면 12일 오전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또 김씨가 출산한 아이의 행방을 찾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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