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군단장은 서면 경고…'월책 귀순' 때는 징계 안해
22사단 전면 리모델링, 감시장비 성능 개선 추진
![지난달 16일 오전 4시12분쯤 강원도 고성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헤엄 귀순’한 북한 남성(왼쪽 아래 원). 여기에서만 세 차례 포착됐으나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TV조선=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4/b2285fe1-fdf0-4073-9761-c0cdab784803.jpg)
지난달 16일 오전 4시12분쯤 강원도 고성 해군 합동작전지원소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헤엄 귀순’한 북한 남성(왼쪽 아래 원). 여기에서만 세 차례 포착됐으나 경보는 울리지 않았다. [TV조선=연합뉴스]
앞서 사건 직후 합동참모본부 등이 현장을 조사한 결과 탈북 남성의 이동 경로인 해안 철책 아래 배수로 차단막이 훼손된 채 방치된 사실이 밝혀졌다. 군은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는 해당 배수로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또 감시장비에 총 10차례 포착됐는데 8차례나 놓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륙 직후 감시카메라에 5차례 포착돼 2차례 알림 경고가 떴는데도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군 당국은 이런 경계 실패와 함께 지휘부의 판단 착오도 문제라고 봤다. 탈북 남성을 뒤늦게 확인하고도 제때 대응하지 않은 데다가, 대침투 경계령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이후에도 민간인으로 보고 뒤쫓는 등 상황을 오판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태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헤엄귀순’ 당시 상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만 군 일각에선 2019년 6월 삼척항 목선 귀순 사건과 비교해 처분이 가볍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국방부는 합참의장과 지상작전사령관, 해군작전사령관에게 경고하고 8군단장까지 보직 해임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당시엔 지휘관이 명백히 잘못된 지시를 내리는 등 중징계를 내릴 만한 사정이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그 정도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잇따른 경계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스템 문제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과학화 감시장비라고 하지만 오(誤)경보가 너무 자주 발생해 경계병이 주의를 기울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산악·해안 등 광범위한 지역을 맡다 보니 경계 실패가 잦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22사단의 경우 강원도 고성군 일대의 경계 범위가 육상 30㎞, 해안 70㎞ 등 총 100㎞에 달한다.
![지난해 7월 한 탈북민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내부 모습. 군 당국은 탈북민이 배수로 내 쇠창살 형태의 철근 구조물과 철조망을 뚫고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3/04/ed0d2fc5-3f97-48c6-bd47-93eb64333c9a.jpg)
지난해 7월 한 탈북민의 월북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군 월곶리 인근의 한 배수로 내부 모습. 군 당국은 탈북민이 배수로 내 쇠창살 형태의 철근 구조물과 철조망을 뚫고 헤엄쳐 월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스1]
대신 22사단을 개조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경계 병력의 적정성 등 다방면으로 검토해 재창설 수준으로 리모델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문제점이 노출된 과학화 감시장비의 성능 개량도 추진할 방침이다. 오경보를 줄이고 수상한 물체나 사람을 보다 정확하게 포착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접목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물론 군 구조 개편 등 산적한 현안에 밀려 장기 과제로 밀릴 공산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철재ㆍ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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