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S] 코로나 백신 접종 불안감
지난해 독감백신 상온 노출 뒤
이상반응·사망 신고 잇따랐지만
피해 조사결과 관련성 확인 안돼
고위험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1668곳에서 의료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4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에서 한 의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고양/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계속되면서 ‘이상반응’ 의심 사례 신고와 사망 관련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이상반응이나 사망과 백신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4일 0시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 3건의 사인이 백신 때문인지 기존의 기저질환 악화인지 또는 그밖의 것인지 확인된 게 없다. 그러나 과학적 접근에 앞선 심리적 불안이 접종 초기부터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위협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국가예방접종 사업 당시와 닮았다. 지난해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 문제가 발생하자, 질병관리청은 ‘투명한 소통’ 차원에서 매일 이상반응 신고 집계 현황을 발표했다. 10월19일 인천 지역에서 백신을 무료접종한 17살 고교생이 접종 이틀 뒤 숨졌다는 신고 현황이 발표됐는데, 당시 정은경 질병청장은 “백신과 인과관계는 조사 중”이고 “현재로서는 (사망 원인을) 단정해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튿날부터 전북 고창 70대, 대전 80대, 제주 60대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백신 접종 뒤 사망” 속보가 이어졌다. 불안이 커지자, 질병청 사망 신고 사례도 덩달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9월1일~10월18일 1건이었던 것이 10월19~25일 한주 동안에만 60건으로 폭증했다. 지난 절기(2020년 9월1일~2021년 8월31일) 중 연말까지 모인 사망 신고는 모두 110건으로, 이전 절기의 55배에 달한다. 발열 등 경증 이상반응까지 다 포함하면 2059건으로 이전 해 170건의 12배를 넘는다.
이로 인한 결과는 ‘백신 기피’밖에 없었다. 20여차례 열린 피해조사반 회의 결과, 사망 사례 110건 가운데 예방접종과 인과성이 인정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질병청 ‘2020~2021절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사례 분석’은 “모든 사망 사례에서 백신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고,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당뇨, 만성 간질환, 만성 신부전, 악성 종양 등)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거나, 부검 결과 대동맥 박리,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등 명백한 다른 사인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으로 10월19일부터 무료 접종이 시작된 70살 이상은 접종률이 82.3%인데, 10월26일부터 무료 접종 대상이었던 62~69살은 62.2%로 훨씬 낮았다. 예방접종 뒤 ‘이상반응’은 “접종 뒤 발생하는 모든 원하지 않는 이상 증상 또는 질병”으로 정의된다. 접종이 원인이 된 반응뿐 아니라 우연한 시간적 일치로 인한 반응, 정상적인 면역반응도 포함한다. 이처럼 폭넓게 이상반응 신고 체계를 구축하는 이유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경계는 능동적이고 실시간으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임상시험 때는 접종 뒤 교통사고까지도 일단 이상반응에 포함해 투명한 데이터를 만든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조금만 몸이 이상해도 이상반응 신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이상반응과 사망 신고는 지난해 독감 때처럼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경우 2월14일까지 모두 402명의 사망 사례가 모였다. 독일은 1월31일까지 105건, 프랑스는 2월18일까지 169건의 사망 사례가 쌓였다. 그러나 이 역시 일단은 시간적 선후 관계로 접종 뒤 사망이 ‘신고’된 사례일 뿐, 백신과 인과관계가 확인된 것은 없다. 4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2부본부장은 “의심 신고된 이상반응이나 사망 사례는 사건이나 사고의 영역이 아니라 의학과 과학의 영역”이라며 전문적인 조사와 분석 결과를 기다려달라고 했다. 최 교수는 “국외에서도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접종이 이뤄지고 있으니, 조사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면서 순서에 따라 접종에 참여해달라”고 했다. 최하얀 서혜미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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