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예방 효과에만 관심 쏠려 있어
전파력 감소·중증 예방 효과 과소평가
전파력 감소·중증 예방 효과 과소평가
세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횟수가 2억회를 넘어섰다. 사진은 존슨앤존슨(얀센) 백신.
2월21일 현재 나라별 코로나19 백신 접종 현황(인구 100명당 접종 횟수)
애쉬쉬 지하 박사의 트위터
5가지 백신 임상 데이터 비교 표가 말하는 것 미국 브라운대의 애쉬쉬 지하(Ashish K. Jha) 공중보건대학장은 완벽하게 감염을 차단해주는 백신이 없는 현실에선 이 효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여러 백신의 임상 시험 데이터를 비교한 표를 올렸다. 당시 트위터에서 큰 주목을 끈 이 표는 모더나와 화이자,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얀센) 백신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다. 하지만 감염 예방 효과가 아니라 백신 접종 후 감염 사례에 관한 것이다. 표의 수치들은 5가지 백신 임상시험 접종자들한테서 입원자나 사망자, 부작용 사망자가 전혀 나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감염 예방력에선 차이가 나지만 중증을 막는 데선 모두 뛰어난 효과를 냈다는 얘기다. 지하 교수는 트윗을 통해 "나는 여러 백신과 그 효능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각각의 임상시험 결과는 각각 서로 다른 효능을 보여준다. 그러나 어떤 숫자가 중요한가, 어떤 숫자를 들여다 봐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2월19일 국제 의학학술지 `랜싯'에 발표된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의 1~2회 접종 투여 간격 결정을 위한 새로운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트윗에서도, 백신 접종자 중 입원 환자와 사망자가 전혀 없다는 데이터를 강조했다.
2020년 12월8일 세계 처음으로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는 영국의 90세 노인. 비비시 방송 화면 갈무리
중증 예방 효과가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유 그런데 이런 효과는 왜 크게 주목받지 못할까? 당연한 얘기일 수 있지만 임상시험의 초점이 감염 예방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임상시험은 사전에 일차적으로 시험을 어느 단계에서 종료할지 정해 놓는다. 인터넷 미디어 `복스'에 따르면 백신 임상시험의 경우 1차적 임상 종점은 대체로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나타나는 때다. 일부에선 양성 반응 여부를 종점으로 삼기도 한다. 발생 빈도가 드문 입원이나 사망 사례를 종점으로 설정해 임상 연구를 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코로나19의 치명률은 1% 안팎인데, 사망을 임상 종점으로 설정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해야 한다. 수만명이 아닌 수십만명이 필요할 수 있다. 시험을 진행하는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따라서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감염 예방 비율에 초점을 맞춘다. 임상 연구 논문들에 입원과 사망에 관한 데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보조 데이터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한 남아공의 경우에도, 표본 수가 적은 한계는 있지만 접종자 중에 중증 환자나 입원 치료자가 없다는 점은 주목받지 못했다. 이달 초 미국식품의약국에 긴급승인 신청을 한 존슨앤존슨 백신의 경우도 지난달 말 발표된 임상시험의 감염 예방 효과는 66%로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4만4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데이터에는 접종 28일이 지난 시점까지 단 한 명의 입원 치료자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또 다른 데이터도 있다. 백신이 코로나19 증상을 훨씬 더 약화시킨 것이다. 존슨앤존슨 백신은 단발 접종 백신이다. 임상시험이 아닌 실제 접종 사례에서도 비슷한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경우 1월말 현재 접종자 중 입원자는 16명(0.002%)이며 사망자도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모든 관심이 감염 예방 효과에만 쏠려 있다 보니 중증 예방 효과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하 교수는 "우리는 흔히 최고의 효능에만 초점을 맞추고 백신이 중증을 막아주는 것에 대해선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며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백신이 감염을 중단시키는 것보다 중증을 막아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의 1차 방벽(감염 예방) 효과뿐 아니라 2차 방벽(중증 예방) 효과에도 주목하자는 얘기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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