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 48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보건소에 하얀색 1t 트럭이 앞뒤로 경찰과 군사경찰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들어왔다. 24일 경북 안동시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하해 의약품 전문 물류센터인 이천 지트리비앤티 물류센터에서 밤새 분류·포장 작업을 마친 백신이 담긴 트럭이었다.
‘COVID-19백신안전수송’이라고 쓰인 노란색 조끼를 입은 관계자가 백신을 조심스레 옮겼다. 백신이 담긴 남색 박스에는 ‘냉장 의약품’, ‘보관온도 2∼8’, ‘취급주의’ 등 문구가 적혀있었다. 하얀 가운을 입고 기다리던 보건소 예방접종 담당자가 백신을 받아 보건소 1층 예방접종실로 이동해 상태를 확인하고 백신 전용 냉장고에 넣었다.
백신 전용 냉장고는 24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오토콜(자동연락) 기능이 장착돼 있어 온도 이상 등 특이사항이 있을 시 담당자에게 알람이 간다. 냉장고 온도는 3~4도 사이 상시 유지한다. 백신은 26일 오전 9시 이곳이 아닌 수원시 영통구 보건소에서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백신 접종 대상인 시설 종사자는 예약을 받아 스케줄대로 10명씩 접종할 계획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지키려면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접종할 수 없어 3월 중순쯤 1차 접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배송 작업은 일요일인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총 78만5000명분(157만회분)을 전국의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 약 1900곳에 배송한다.
이종욱 권선구 보건소장은 “많은 시민이 코로나19 백신을 빨리 접종해 일상생활 회복하고자 언제 접종할 수 있는지, 대기 순번 문의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처음이다 보니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 보건당국과 정부에서 적극적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선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 등 필수 접종해왔기 때문에 탈 없이 잘 운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접종하면서 백신 이상 반응 등도 세밀하게 관찰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신 배송 과정이 매끄럽지는 않았다. 원래 전국으로 백신을 배송할 트럭을 5시 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6대씩 출발해 7시에는 모든 트럭이 물류센터를 떠날 계획이었으나 트럭 한 대당 소요시간이 예상보다 10분 더 걸려 일정이 2시간 넘게 밀렸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첫 배송이어서 백신 유통사가 철저하게 확인하고 신중히 처리하다 보니 일정이 약간씩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의 보건소와 요양병원 등으로 출발한 트럭은 총 55대다.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10여대의 예비차량이 시·도별 주요 배송 구간에 배치됐다.
일부 백신이 이송 과정에서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 모두 회수하는 일도 있었다. 질병관리청은 24일 오후 제주도민에게 접종할 백신 3900회분이 경기 이천의 물류센터에서 냉동탑차를 통해 출고됐지만, 이송 중 적정 온도 범위를 벗어나 전량 회수하고 다른 백신을 다시 보냈다고 밝혔다. 애초 제주행 백신은 24일 오후 11시 목포 여객선터미널에 도착해 25일 오전 1시쯤 카페리를 이용해 제주로 보내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상 2~8도의 상온에서 옮겨져야 하는 AZ백신이 이천 외곽을 벗어날 무렵 차량 내 수송 용기의 온도가 한때 영상 1.5도까지 떨어져 결국 회수 후 새 백신을 다시 보내야 했다. 새 백신은 카페리 퀸제누비아호 출발 30여분 전에 가까스로 실려 오전 1시 목포항을 출항 오전 6시쯤 제주항에 입항했다. 질병청은 회수한 백신의 폐기 여부는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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