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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파' 금태섭의 탈당은 무엇을 남겼나 - 한겨레

탈당 선언 바라보는 민주당 의원들 시선 엇갈려
김남국·정청래 “철새” “철수형 외롭다” 비아냥
박용진·조응천은 “비난할 수 없지만 꼭 떠나야했나”
‘당론·소신 충돌할 때 국회의원은 어떻게 해야하나’
금태섭 징계 파동이 남긴 무겁고 근본적인 질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했다. 사진은 지난 2월 18일 의원총회에 참석한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처리 등 문재인 정부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현안들에 대해 거침 없이 소수의견을 밝혀온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더불어민주당을 떠났다. 재선도 하지 못한 비주류 원외 정치인의 탈당을 두고 정치권은 종일 술렁였다. 금태섭이란 이름 석자의 상징성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그의 탈당을 바라보는 시선은 당내에서도 엇갈렸다. 21대 총선 직전 금 전 의원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하기도 했던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이익과 자리만 좆아 다니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정청래 의원은 과거 안철수 캠프에 몸 담았던 금 전 의원의 이력을 상기시키며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더 당기겠지만 그래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철수형이 외롭다. 이럴 때 힘 보태 주는 것이 사람”이라고 비꼬았다. 20대 국회 때 이른바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라 불리며 당내에서 소신발언을 이어온 의원들은 그의 선택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금 의원님의 선택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정당정치주의자로서, 당에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 있다면 그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 역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남겼다. 조응천 의원도 “그간 우리가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쓴 소리를 마다치 않았던 것은 우리가 속한 민주당을 더 건강하고 상식적인 집단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선 금 의원과 제 판단이 다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김해영 전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안타깝고 아쉽다. 어떤 곳에서든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다. 금 전 의원은 의정 생활 동안 ‘유일한’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 인물이었다. 현역으로 ‘퀴어 퍼레이드’에 참석한 유일한 의원이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을 반대한 유일한 여당 청문위원이기도 했다.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금 전 의원은 여당 안에서 윤 후보자에게 가장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장 큰 논란은 지난해 12월 공수처법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당론과 달리 기권표를 던진 직후 벌어졌다. 그러자 일부 당원들은 올해 초 금 전 의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당에 제출했고, 이는 지난 5월 당 윤리심판원의 ‘경고’ 처분으로 이어졌다. 21대 총선을 앞둔 당내 경선에서 강선우 의원에게 밀려 탈락한 뒤에 받은 징계 처분이라 논란이 적지 않았다. 금 전 의원은 “국회의원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한 표결을 이유로 징계하는 것은 헌법 정신에 반하는 일”이라며 재심을 청구했지만, 당 윤리심판원은 이후 5개월이 지나도록 재심 결론을 내놓지 않았다. 그의 징계를 둘러싼 논쟁은 당론과 소신이 충돌할 때 국회의원은 어떤 선택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고민 거리를 던졌다. 일부는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소신이 당론보다 중요하다며 금 전 의원의 선택을 옹호했다. 하지만 정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된 이가 당론을 어겨가며 소신을 지키려면,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는 게 옳다는 의견 또한 적지 않았다.
페이스북에 남긴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의 변
페이스북에 남긴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의 변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다.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달이 지났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내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 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며 민주당의 현재 상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정환봉 김미나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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