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 지혜진씨
“한겨레 이미지는 ‘청렴한 진보’
기후 정책의 중요한 공론장 돼야”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의 언론 소모임 활동을 하는 지혜진(21)씨가 14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현관에서 주주명단이 새겨진 동판을 보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청렴한 진보?” 지난 14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만난 지혜진(21)씨는 한겨레>를 ‘청렴’과 ‘진보’ 두 가지 열쇳말로 표현했다. ‘가난한 이미지’냐고 장난스럽게 물었더니 “대기업, 대형 언론사”라며 손을 저었다. “광고를 받고 기업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배포하는 언론이 아니죠.” 지씨가 한겨레>를 처음 안 것은 중학생 때다. 유신정권과 신군부에 맞서다 강제해직된 언론인들, 민주화운동, 신문다운 신문을 바라는 국민들이 모은 돈으로 한겨레>가 탄생했다는 과거는 잘 모른다. 그가 알았을 때는 이미 ‘조중동’과는 다른 대표 진보언론이 된 뒤였다. “어릴 때 꿈이 외교관이어서 정치에 관심이 있었어요. 언론사 성향을 알아야 기사를 바로 볼 수 있고, 논조가 다른 언론사의 기사를 모두 보고 자신의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아버지와 선생님이 이야기해주셔서 한겨레를 알게 됐죠.” 지난해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에서 한국 언론의 기후위기 보도 분석을 하며 한국 언론 중 한겨레>를 담당하게 됐고 처음으로 직접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가장 인상적인 기사는 지난해 한겨레> 1만호 기념 기획보도 ‘기후변화와 감염병, 자연의 반격’(2020년 5월19일치)이었다. “기후변화는 감염병뿐 아니라 농업·산업·젠더·교육 등 여러 사회 분야와 접목되는데 그런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기사들이 부족하다 느낄 때 이 기사를 발견했어요. 코로나19라는 전세계적 재앙을 기후변화 문제와 연결해 미래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줬죠. 한겨레 기사는 기후변화 현상은 물론이고 그 이상으로 다양한 생각할 거리를 떠올리게 해서 좋은 것 같아요.” 지씨의 친구들은 신문을 거의 안 본다. 언론사 이름은 더는 중요하지 않고 포털 알고리즘이 이끄는대로 뉴스를 소비한다. 지씨 역시 네이버·다음 등 포털을 통해 주로 기사를 보지만 종이신문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신문을 안 봐도 뉴스를 모른다는 아쉬움은 없지만 신문을 보면 확실히 시야가 확장되는 걸 느낀다”며 디지털시대 종이신문의 살아남음을 응원했다. 지씨는 한겨레> 기후변화팀 기자들이 쓰는 칼럼, 기후운동을 하는 청년들과 기후변화팀이 함께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 ‘기후싸이렌’ 등 새로운 형식의 기사들을 좋은 콘텐츠로 꼽았다. 다만 이런 콘텐츠가 디지털 영역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한겨레 홈페이지에서 눈에 잘 안 띄니까 전문적 칼럼이 이렇게 많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디지털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기사 형태나 접근 방식을 고려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또 개개인의 생활변화를 독려하는 캠페인성 기사보다 기후변화 관련 정부 정책이나 기업 동향 감시 기사가 필요할 것 같고요.”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에서 언론 소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 지혜진(21)씨가 14일 서울 마포구 한겨레>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청년 독자의 눈은 높았다. 지씨는 한겨레>를 통해 다른 언론에서 볼 수 없는 관점이나 차별화된 정보로 대체불가능한 기사를 읽고 싶다고 했다. 영국 가디언>이 후원제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의 광고를 받지 않아도 논조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지씨는 한겨레>도 새로운 후원 모델을 통해 한국 언론의 긍정적 모델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같은 대형 언론사”가 정부가 약속한 탄소중립 등 기후 관련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중요한 공론장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지씨는 최근 시작한 한겨레> 후원회원제에도 반가운 마음을 보였다. “다른 언론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주제에도 앞장서서 관심 가져온 언론이기에 후원할 생각 있습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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