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심의를 일주일가량 앞두고 시민단체 1,000여 곳이 뭉쳐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국정농단'에 연루돼 수감 중인 이 부회장을 풀어주는 건 '촛불정부'로 불리는 문재인정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등 1,056개 시민단체들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허가할 경우 시민들의 분노와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오는 9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어 이 부회장 등의 가석방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말 형기의 60%를 채워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단체들은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현실화하면 국정농단 단죄, 적폐청산과 정면 충돌한다는 입장을 냈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임 정부의 국정농단 핵심은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뤄졌던 정경유착"이라며 "경제 범죄에 대한 엄정 처벌을 예고했던 현 정부도 유전무죄의 관행을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번 가석방 시도는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반헌법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부회장이 가석방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 △이 부회장과 삼성은 별개라는 점도 가석방 반대 이유로 들었다.
단체들은 회견을 마치고 거리로 나와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는 광화문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70m 정도 간격을 두고 서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반대하는 피켓을 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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