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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된 학교 고치기 학부모 반발로 '진통' 왜? - 한겨레

정부 추진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
서울시교육청, 22개 학교 리모델링 선정
학부모 거센 반발에 6곳 사업철회도
“대안인 모듈러 건물 불편” “의사소통도 문제”
서울 용산구에 있는 신용산초등학교 교문 앞에 일부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반대하는 조화를 세워뒀다. 독자 제공
서울 용산구에 있는 신용산초등학교 교문 앞에 일부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반대하는 조화를 세워뒀다. 독자 제공
정부가 올해 초부터 ‘한국판 뉴딜’ 10대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로 40년 이상 노후한 학교 건물을 새로 짓거나 고치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들이 격하게 반발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서울 시내에선 올해 35개교를 새로 짓는 개축 대상으로 22개교를 부분적으로 고치는 리모델링 대상으로 선정했다가, 학부모 반발로 6곳이 리모델링 사업을 철회하기도 했다. 30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학교 건물을 비롯해 전반적인 교육 환경의 개선을 추진하는 교육부 추진 사업으로 각 시·도 교육청이 구체적인 실행을 담당한다. 지난 2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 사업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전체 18조5천억원을 투입해 40년 이상 노후한 학교 건물 2835동, 학교 숫자로는 약 1400개 학교를 미래형 학교로 바꾼다”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까지 93개교는 개축 대상, 120개교는 리모델링 대상 학교로 선정했던 터다. 하지만 당장 올해 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서울 지역 일부 학교의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서울시교육청과 학교가 학부모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며 반대 서명을 진행했고, 일부 학교 교문 앞에는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조화를 설치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전학이나 모듈러 교실(임대형 이동식 교실) 설치 등 학교 현장에 혼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사업이 구체적인 구상안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축 대상인 서울 서대문구 연희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개축 기간에 학생들은 전학을 가라고 하는데, 2023년까지 학교를 운영하고 2026년에 재개교한다는 큰 틀만 공지했다”며 “근처 학교에도 과밀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전학생들을 다 받아줄지 알 수 없고, 근거리가 아니게 되면 불편함이 커지는 등 불확실성이 많은데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고 우려했다. 공간적 대안으로 제시되는 모듈러 교실 역시 이날 현재 서울 지역에는 영등포구에 있는 대방초등학교 한 곳에만 설치되어 있을 뿐이어서, 학부모들에게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씨는 “모듈러 교실에 아이들을 보낸 학부모들은 환기 문제와 화장실 사용 등 굉장히 불편한 문제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라고 말했다. 리모델링 대상이었다가 지정이 철회된 서울 강남구 대곡초등학교의 한 학부모는 “학부모 반대가 계속 이어지자 학교에서 라이브 생방송으로 설명회를 하겠다고 했는데, 질문은 정해진 것만 받겠다고 하더라”라며 “학부모들을 이기적이라고 몰아붙이는데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들과 소통을 해서 사업에 대해 계속 알려가겠다는 태도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반대하시는 학교들이 있는데 그 부분은 충분한 고민이나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며 “올해 당장 철회해달라는 의견이 많은데 구조적인 안전도나 교육 환경을 연계해 검토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정책 토론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 사업에 대해 “혜택이라면 혜택이고 복이라면 복이다. 어렵게 사업을 했는데 실무 부서에서 개별 학교에 설명하지 못했다”며 “건축을 하면 발생하는 미시적인 문제가 있는데, 대책을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일선 학교에서도 좀 더 적극적으로 학부모 설득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모듈러 교실이 설치된 대방초는 이날 예정됐던 조 교육감의 현장 방문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방초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에 대해 잘 모르고 오해하시는 점도 있기에 학부모 간담회 등을 통해 정보를 정확하게 드리고 절차도 밟는 등 협의를 추가로 하려고 한다”며 “행정적으로 복잡한 상황이라 조 교육감 방문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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