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치공작 중단하라” 역공에 여권 “장성철발 공작” 거리두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오후 열린 서울 남산예장공원 개장식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부에서 터져나온 ‘윤석열 엑스(X)파일’ 논란에 여야 모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엑스파일’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상태지만,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려 대선 구도 자체가 크게 흔들릴 수 있을지를 놓고 여야 모두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야권은 윤 전 총장의 각종 의혹을 정리한 ‘엑스파일’ 진원지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지목하며 ‘정치공작’ 역공을 펼치면서 논란을 진화하려 애쓰고 있다. 최근 송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한 발언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 윤석열 엑스파일 논란이 야당발로 시작된 만큼 거리두기를 하며 일단은 사태를 관망하자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페이스북에 “대선이 여권에게 불리하게 돌아가자 느닷없이 음습한 선거 공작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며 “민주당은 비겁하게 뒷골목에서 작업을 벌이는 못된 버릇을 이제는 버리고, 정정당당하게 선거전에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출신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확보했다는 ‘윤석열 엑스파일’ 출처를 송영길 민주당 대표로 단정한 것이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제2의 김대업 공작정치”라며 민주당을 공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엑스파일 진원지를 민주당으로 단정했지만, 다만 “(엑스파일 공개 뒤) 당사자 해명을 듣고 국민과 언론이 사실 확인을 하면 된다”고 말해 윤 전 총장에 대한 견제도 잊지 않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하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 등이 거셌던 만큼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미 문제 삼았을 것이다. (엑스파일에서) 언급되는 내용들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상 문제 되지 않은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선 엑스파일 논란에 불을 지핀 장성철 소장에 대한 비판이 터져나왔다. 장 소장이 야권 후보 선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목적에 의한 발언이라는 내부 의구심도 적지 않다. 전날 장 소장 글에 대해 “아군 진영 수류탄”이라고 표현한 김재원 최고위원은 “큰 싸움 앞두고 내부의 적부터 단속해야 한다”며 비판했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범야권 후보라면 (현재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더라도) 큰 집이 나서 보호해줘야 한다”고 했다. 여권은 일단 엑스파일 논란이 야당에서 제기된 만큼 일단은 야당의 자중지란이라며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이번 논란을 계기로 ‘윤석열 검증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를 기대하는 눈치다. ‘윤석열 엑스파일’이라는 단어를 처음 꺼낸 송 대표는 엑스파일 논란 다음날인 21일에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기획단 공동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장성철 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라며 “근거도 없이 공작이라고 하시면 안 된다. 저희가 (엑스파일을) 드린 게 아니지 않나”라고 되받았다. 그러면서 “이런 내부 의견이 있다면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자체적으로 하시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닌가”라고 짚었다.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날 “엑스파일 내용이 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대선에 나서고자 하는 모든 후보는 철저하게 능력과 도덕성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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