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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옥된 '동부구치소'… 교정당국 수장 추미애는 32일 지나서야 방문 - 조선비즈

입력 2020.12.29 15:47 | 수정 2020.12.29 16:10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교정당국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9일 오후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 32일 만이다.

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추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동부구치소를 비공개로 방문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를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방문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코로나19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분리수용하고 수용률을 감소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고, 법무부는 비확진자 타기관 분산수용, 모범수형자 가석방 확대 등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29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한 수용자가 자필로 쓴 글을 내밀고 있다. 종이에는 '살려주세요 질병관리본부 지시 확진자 8명 수용'이라고 적혀있다. /뉴시스
서울동부구치소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이후 최악의 집단 감염 사태가 벌어졌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는 지난 11월 27일 직원 1명이 최초로 확진이 된 이후 기하급수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으로 서울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는 761명에 달한다. 단일 시설 규모로는 최대 수준의 집단 감염 사태다.

서울동부구치소를 관리하는 법무부와 교정당국, 그리고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와 송파구와 책임을 미루는 사이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 가운데 최초로 확진자가 나온 지난 14일 동부구치소 측은 전수검사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지만, 서울시와 송파구의 반대로 전수검사를 미뤘다.

그러는 사이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서울동부구치소 수용자 사이에서 빠르게 코로나19가 번진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구치소는 각 동과 모든 층이 연결돼 있고, 체육시설을 비롯한 편의시설도 실내에 밀접해 있다. 지난 7일 기준 수용정원 대비 수용률은 116.6%로 과밀수용 상태인 것도 집단 감염의 원인이 됐다.

결국 서울동부구치소는 16일 직원 2명이 추가로 확진된 뒤에야 전수검사에 나섰는데, 이때 수용자 184명이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집단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확진자와 밀접접촉자를 그룹별로만 분리해 한 곳에 몰아넣고, 마스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으면서 수용자의 불만도 커졌다. 격리수용동에서 일부 수용자가 수용실을 이탈하는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추미애(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보고를 받고 있다. /법무부 제공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졌지만 법무부 차원의 교정시설 코로나19 대책본부는 다시 일주일 가까이 지난 25일에야 구성됐다. 법무부는 뒤늦게 '교정시설 코로나19 특별점검 강화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27일에는 기존 확진자를 제외한 수용자 1689명에 대해 다시 전수검사를 실시했는데 이번에도 233명이 확진됐다.

27일에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가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하기도 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확진자 중 첫 사망 사례다. A씨는 중증 혈액투석 환자로 기저질환자로 분류됐다.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첫 사망자까지 나오자 추 장관이 직접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 상황을 점검했다. 추 장관은 서울동부구치소 집단 감염 사태가 처음 알려진 지난 15일 이후 아무런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몰두하느라 정작 심각한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에는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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