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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에 "똑바로 앉으세요" 호통···박범계, 추미애 바통 잇는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종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후임으로 판사 출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30일 지명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엄중한 상황에 부족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받아 어깨가 무겁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여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盧 법률특보 출신…“내 삶 속에 검찰개혁 있다”

판사 출신인 박 후보자는 지난 2002년 법복을 벗고 당시 노무현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법률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 가운데 유일한 법조인 출신으로 검찰 및 법원 개혁 작업의 ‘실세’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후에는 대통령 민정비서관과 법무비서관 등을 지냈다. 특히 문 대통령이 2003∼2004년 대통령 민정수석을 지낼 당시 5개월간 호흡을 맞췄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뒤에는 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활동했다.  
'386세대' 출신으로 현직 판사로 활동하다가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의 법률특보로 참여한 박범계 의원. 중앙포토

'386세대' 출신으로 현직 판사로 활동하다가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의 법률특보로 참여한 박범계 의원. 중앙포토

이날 박 후보자는 “제 삶 속에 2003년부터 지금까지 검찰개혁의 역사가 있다. 노 대통령이 계셨고 문 대통령이 계셨다”고 언급했다.  

 

"석열이 형, 의로운 검사"→"尹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  

박 후보자는 윤석열 검찰총장,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사법연수원(23기) 동기다. 특히 이 차관과는 막역한 사이로 평가받는다.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도 함께 활동한 인연 등이 있다고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범계 의원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오종택 기자

박 후보자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을 향해 “자세를 똑바로 앉으세요!”라고 호통을 쳐 화제를 모았다. 박 후보자는 “윤석열의 정의는 ‘선택적 정의’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고, 윤 총장이 “과거에 저에 대해 안 그러지 않으셨냐.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닙니까”라고 곧장 맞받아쳤다. 
 
박 후보자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당시, 윤 총장이 국정원 댓글개입 사건 수사로 징계를 받자 페이스북에 “윤석열 형! 형을 의로운 검사로 칭찬할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과 검찰의 현실이 너무 슬프다”는 글을 남기는 등 윤 총장을 두둔한 것을 두고서다.
 

'박범계 發 검찰개혁 시즌2' 예고

여권에선 3선 정치인의 임명으로 윤 총장 징계 사태로 암초에 부딪힌 ‘검찰개혁 시즌2’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이날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도 임명된 만큼, ‘제도’에 방점을 찍은 검찰개혁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뜻이다.   
 
문 대통령도 지난 25일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관계를 통해 검찰개혁과 수사권 개혁 등의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는 지지율 폭락 원인 중 하나였던 ‘추‧윤 갈등’을 마무리 짓고,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출범에 매진하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박 후보자도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을 들어 “저에게 주신 지침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선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범계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대통령 퇴진운동을 선언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범계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그러나 서울 동부구치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계속 늘어나는 등 안팎의 잡음은 난관이다. 이날 0시 기준 동부구치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792명으로 국내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 확진자를 기록하는 등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탓이다.  

 
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통과한 뒤 단행할 첫 검찰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앞서 지난 1월 추 장관이 단행한 첫 검찰 인사는 ‘윤석열 사단 대학살’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추‧윤 갈등’의 도화선이 됐다.  
 
한편,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석열이 형’이라고 부르다가 ‘선택적 정의’라고 몰아세운 박 의원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됐다”며 “국회에 출석한 법원행정처장에게 ‘살려주세요 해보라’고 하던 ‘갑질’ 여당 법사위원”이라고 비판했다. 김예령 대변인도 “이번 장관급 인사는 한마디로 정권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한 정부·여당에 내린 보은 개각”이라고 혹평했다.
 
김수민 기자 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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