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도 1700명대…연장되는 ‘거리두기’ 달라지는 것은? - 국민일보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달 넘게 1000명을 크게 웃돌고 있는 가운데 시기적으로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이어 광복절 연휴, 이달 말 초중고교 개학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자칫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역당국 역시 감염 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 지표를 근거로 이번 4차 대유행이 아직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오는 22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704명이다. 직전일(1776명)보다 72명이 줄었으나 사흘 연속 17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다소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641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574명보다 67명 많았다. 밤 시간대 증가 폭이 크지 않더라도 1700명대 중후반, 많으면 18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1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32일째가 된다.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1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539명→1442명→1218명→1200명→1725명→1776명→1704명을 기록하며 1200명∼1700명대를 오르내렸다.

일주간 하루 평균 1515명꼴로 나온 가운데 일평균 지역발생은 1453명에 달했다. 전날 지역발생 확진자 1704명 중에서는 수도권이 1012명으로 61.7%, 비수도권이 628명으로 38.3%를 각각 차지했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지난 4일부터 사흘째(628명→692명→628명) 600명대를 이어갔다.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 비중은 다시 40% 안팎으로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현행 거리두기 체계상 최고 수위인 4단계가 4주째, 비수도권에서는 3단계가 2주째 각각 적용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방역당국이 아직 4차 대유행의 정점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함에 따라 확진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4차 대유행의 정점을 언제로 예상하는지에 대한 질의에 “이제까지 겪은 유행보다 규모 면에서도 가장 크고 정점에 올라가는 시기도 가장 오래 걸릴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기초 재생산지수(감염 재생산지수)도 수도권에서는 약간씩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비수도권은 증가세였다가 약간 감소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주변의 다른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이 지수가 1 미만이면 ‘유행 억제’, 1 이상이면 ‘유행 확산’을 뜻한다. 정부는 확산세를 꺾기 위해 일단 현행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4주간의 4단계 조치로 수도권의 유행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진 만큼 2주 연장을 통해 확실하게 감소세로 반전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수도권은 그간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면서 유행이 정체 국면으로 확실하게 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4주(7.11∼8.6)간 수도권의 주별 일평균 환자 수는 990명→966명→960명→911명을 기록해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비수도권은 358명→499명→546명→540명을 나타냈다. 감소세는 아니지만 확산 속도 자체는 다소 둔화된 상태다.

수도권 4단계가 2주 더 연장됨에 따라 앞으로도 낮 시간대는 4명까지 만날 수 있고,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가능하다. 단란주점·유흥주점·콜라텍(무도장)·홀덤펍·홀덤게임장은 2주 더 문을 닫게 된다.

다만 헤어숍, 피부관리숍, 메이크업숍, 네일숍, 이용원 등 이·미용업의 영업제한 시간은 해제됐다. 이들 업종은 4단계 방역수칙상 오후 10시에 문을 닫아야 하지만, 대다수 업장이 그 이전에 영업을 종료하는 등 수칙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서 빠졌다.

종교시설도 4단계에서는 비대면 활동이 원칙이나, 앞으로는 수용인원 100명 이하 중소규모는 10명, 수용인원 101명 이상 시설은 10%까지 대면 활동을 할 수 있다. 최대 인원은 99명으로 제한된다. 3단계가 유지되는 비수도권에서도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에 따라 4명까지로 모임 인원이 제한된다. 직계가족의 경우도 인원 제한에 예외를 두지 않기로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