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서울시에 긴급 병상 두 번 요청했지만 순위 밀려
다음날, 확진 입원 중인 아내 “남편 전화 안 받아” 신고
고령층·요양시설 집단감염 급증…사망 증가로 이어져
하루 사이 코로나19 사망자가 22명 발생했다. 코로나19 국내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 규모다. 서울에서는 확진 판정 후 사흘 동안이나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확진자가 자택에서 사망했다. 보건소에서 긴급 병상 배정을 두 차례나 요청했지만 배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전날 하루 동안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가 634명이라고 밝혔다. 위중·중증 확진자도 하루 만에 16명이 늘어난 242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확진자가 집에서 사망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가 총 288명 발생한 서울 종로구 음식점 ‘파고다타운’ 관련 확진자로 알려졌다. 그의 아내도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 치료 중이다.
A씨는 처음에 동대문구보건소 담당직원의 전화문진에서 “목이 칼칼하고 간지럽다”고만 말해 무증상자로 분류됐다. 이 때문에 병상 배정 순서에서 뒤로 밀렸다. 하지만 그는 고혈압, 당뇨, 퇴행성 관절염, 심부전증 등 기저질환이 있었다. 코로나19는 호흡기 질환의 특성상,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 환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도 하루 만에 급격히 증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우려했던 일이 발생한 것은 14일부터였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쯤 동대문구보건소와의 통화에서 “가래에서 피가 섞여 나왔고 기침 증상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소는 서울시에 긴급 병상을 요청했다.
그는 오후 1시경 보건소와의 두 번째 통화에서는 “두통이 있고 어지럼증이 있다. 몸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보건소는 오후 1시에 다시 서울시에 긴급 병상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날 병상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15일 오전 8시 A씨의 아내가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며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집에 도착했을 때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확진자가 많다보니 병상 배정을 하는 과정에서 상황이 더 안 좋은 분들이 먼저 병상 배정을 받았고 이분의 순서가 뒤로 밀렸다”며 “이분은 중환자 병상은 아니고 일반 병상 대상자였다”고 말했다.
사망 후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14일 요양원에서 사망한 90대 확진자 B씨는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요양원에서는 B씨의 사망 후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요양원 전체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B씨도 사후에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방대본은 최근 사망자 증가에 대해 확진자 규모가 커짐에 따라 60대 이상 확진자 역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1~16일 코로나19 확진자 1만1241명 중 위중·중증 환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60대 이상 확진자는 30.1%를 차지했다. 사회 활동이 활발한 40~50대는 32.9%, 20~30대는 25.8%였다.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서의 집단감염도 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2주 전(11월29일~12월5일)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75명에 불과했지만 지난주(12월6~12일)에는 429명으로 증가했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거리 두기로도 금방 확산세를 줄이긴 쉽지 않다”며 “당장 임박한 과제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병상을 빨리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국의 중환자 치료 병상은 41개가 남았다. 서울·인천은 1개, 경기는 2개가 남았다. 중등증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하는 감염병전담병원의 가동률은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서울과 경기의 경우 각각 86.1%, 8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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