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형 이상 면허 취소 추진에 의협 반발…“유독 의료인만 봐줘야 하나” - 한겨레

의협, 의료법개정안에 “총파업 투쟁” 경고
권덕철 “한해 30~40명…절대 다수 의사 무관”
변호사·회계사도 금고이상 선고땐 자격박탈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 뒤)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고형 이상의 범죄를 저지른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협력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반발했다. 하지만 변호사 등 다른 전문직도 비슷한 조항을 적용받고 있어, 의료인만 예외로 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한국방송>에 출연해, “(의협이 반발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은) 중범죄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 면허를 최소하는 것”이라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30∼40명 정도가 중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다. 절대 다수의 의료인들에게는 이런 법 개정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 입장은 극소수의 중범죄를 저지르는 의료인을 다수의 의료인으로부터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안전 차원에서 (법 개정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사면허 취소 사유를 현행 마약중독자, 금치산자, 면허대여 등에서 금고형 이상의 형을 받은 자로 넓히는 의료법 개정안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2000년 의료법 개정으로 면허 취소 사유가 대폭 좁아진 바 있는데, 이를 다시 원래대로 넓히자는 취지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다른 전문직종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자격이 박탈되거나 일정기간 정지된다. 다만 이번 개정안은 의료행위 도중 업무상 과실치사·상의인 경우는 금고형 이상이 선고되어도 면허 취소 대상이 되지 않도록 했다. 이같은 개정안이 복지위를 통과하자, 최대집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정부 협력 전면 잠정 중단 등 투쟁방식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16개 시도의사회 회장들도 지난 20일 성명을 내어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다면 전국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복지위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독 의료인들은 직무 관련 범죄가 아니라면 살인죄, 강력범죄, 성범죄를 저질러도 다시 아무 제약없이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다른 전문직종에 비해 특권으로 보일 수 있는 부분은 바로잡고 과대한 제약은 가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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