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앞. 지난주 일요일(18일) 150여명이 현장 예배를 강행하면서 서울시가 운영중단 조치를 내린 곳이다. 교회 정문 근처에 도착하니, 정부의 대면 예배 금지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는 변호인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교회 안으로부터 찬송가와 설교 소리도 선명히 들린다.
주변은 교회 관계자들의 경계가 삼엄했다. “예배하러 왔다”고 밝힌 교인에게만 작은 목소리로 다른 길을 안내했다. 신도들의 뒤를 따라 가보니 교회 뒷편이 주택가를 낀 좁은 골목길이 나왔다. 언뜻 보면 포크레인과 철조망으로 막힌 막다른 길. 그러나 20m쯤 안쪽으로 들어가 오른쪽으로 꺾으니 입장을 하려고 길게 늘어선 교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명의 교인이 입장하기 위해 자가검사키트로 증상 유무를 체크하고 있었다.
입구 밖에서도 들리는 찬송·설교 소리
그럼에도 이날 오전 교인들은 삼삼오오 교회를 찾았다. 성경을 옆구리에 낀 교인, 입장하며 이미 찬송가를 목청껏 부르는 교인도 있었다. 영상 34도까지 올라간 뜨거운 날씨에도 교회 관계자들은 골목 입구에 의자를 놓고 입장하는 사람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골목 밖에선 관할인 종암경찰서와 성북구 직원들이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교인들의 수를 체크하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교회한테 잘 보여야 장사하기 좋다더라"
교회 주변 주민들은 불안한 기색이다. 근처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작년에도 교인 중에 확진자가 다녀가 가게를 다녀간 분들의 개인정보를 제출한 적이 있다”며 “그럼에도 교회 관계자들은 가게에 와서는 ‘우리 아니면 이 동네 누가 팔아주냐'고 생색을 낸다"고 말했다.
오전에 예배가 시작된 이후 설교 소리는 점심 시간을 넘어서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교인들이 하나 둘씩 교회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오후 2시~3시20분까지 400명을 훌쩍 넘는 교인이 골목을 빠져나왔다. 대부분 양산을 쓴 중년 여성들로 보였다. 오후 3시가 되자, 골목 양쪽에 들어찼던 차도 차례로 후진을 해 빠져나갔다.
"8000명 운집 민주노총 두고 왜 교회만"
이날 사랑제일교회 변호인단은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의 자유는 어떤 현실적인 이유로도 막을 수 없는 고차원적인 자유이자 기본권”이라며 “코로나19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종교, 집회를 금지하는 이유는 결국 사적 모임이 있으면 자신들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권이 무너지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민주노총 집회에 8000명이 모였다는 데 그땐 가만있으면서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를 메워주고 있는 종교인들의 은혜는 배신하고 있다”며 “반드시 싸워 악한 문재인, 정은경 일당을 몰아내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라고도 했다. 앞서 지난 23일 전광훈 목사와 김학성 전 한국헌법학회장, 국민특검 전국변호사단은 “정부 조치는 과잉금지 원칙 및 본질적 침해금지, 평등의 원칙 등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교회 측은 서울시가 운영중단에 이어 시설폐쇄 명령을 내릴 경우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규모 예배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목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8월15일 국민대회를 통해 혁명을 완성할 것”이라며 이미 광복절 집회를 선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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