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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었겠네" 7개월딸 살인 엄마, 소송중 성인 돼 형량 늘었다 - 중앙일보 - 중앙일보

“아기가 죽었나 살았나 때문에 물어보는건데, 언제 집에 들어갔어?”(A씨)
“나도 몰라 요새 안 갔어.”(B씨)

인천 7개월 딸 방치 엄마 징역 10년형 확정
1심 소년범→2심 때 성인됐는데 7년 받아

“죽었겠네.”(A씨)
지난 2019년 세상에 알려진 ‘인천 7개월 딸 방치 사망사건’의 두 피고인이 나눈 문자 메시지다. 당시 18살이던 엄마 A씨와 21살이던 아빠 B씨는 생후 7개월된 딸을 개 2마리와 함께 집에 홀로 둔 채 5일을 방치했다. B씨는 5일 중 잠깐 집에 들러 중고로 팔 냉장고 사진을 찍고, 토마토를 썰어 먹고 나오면서도 아이 상태는 둘러보지 않았다.  

 
이들 부부가 다시 집을 찾았을 때 딸 C양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법의학자는 C양의 사인을 영양실조와 탈수로 판단했다. 아이의 사망을 확인한 뒤에도 이들은 경찰에 신고하거나 자신들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사체를 빈 박스에 담아 현관 앞에 두고 자신들은 모텔에서 생활하며 며칠을 더 보냈다. 그러다 A씨 친구가 A씨 부모에게 '아이가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전했고, C양의 죽음은 그제서야 바깥으로 알려질 수 있었다. 조부모가 치러준 C양의 장례식에도 부부는 술을 마시고 늦잠을 잤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1심 땐 소년범→항소심 땐 성인

생후 7개월 딸을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빠 B씨(21)씨와 엄마 A씨(18)가 2019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생후 7개월 딸을 아파트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아빠 B씨(21)씨와 엄마 A씨(18)가 2019년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법원은 두 사람에게 살인과 사체유기죄의 유죄를 인정했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장기(상한) 15년, 단기(상한) 7년을, B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1심 선고 당시 19세 미만이라 소년범이었고, 이는 A씨에게 내릴 수 있는 가장 높은 형이었다. 
 
그런데 항소심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항소심 선고 때는 A씨가 성인이 되어 더이상 장기·단기형이 붙는 부정기형이 아닌 정기형을 선고해야했다. 문제는 1심에서 소년범 최고 상한의 형을 받은 검찰이 A씨에 대해 항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고인만 항소한 사건에서 항소심은 제1심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 이것이 상소(항소 및 상고)인에게 원래 판결보다 불리하게 판결할 수 없다는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이다. 당시 서울고법은 기존 판례에 따라 A씨에게 1심의 단기 징역 7년을 상한으로 보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례는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을 적용하며 부정기형 중 최단기형과 정기형을 비교해 양형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B씨도 A씨와의 형평 등을 고려해 항소심서 징역 10년형을 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피고인에게 최대한 유리하라는 것 아냐”

하지만 약 7개월 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A씨에게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을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한 항소심을 파기환송했다. 그러면서 종전의 대법원 판례도 바꿨다. 당시 대법원에서는 성인이 된 A씨에게 ①단기(7년) ②장기(15년) ③단기와 장기 정중앙 형(11년) 중 어떤 지점을 정기형과의 비교 기준으로 삼을지 치열하게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전원합의체는 A씨의 형 선고 상한을 “부정기형의 장기와 단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중간형을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은 피고인의 상소권 행사를 보장하려고 상소심에서 원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지 어떤 경우에도 피고인에게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부여한다는 원칙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전합은 A씨 부분만 파기하고 B씨의 징역 10년형에 대해서는 확정했다.
 
지난 4월 서울고법은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다시 심리를 진행해 A씨에게 징역 10년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도 이를 옳다고 보고 A씨의 형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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