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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내 4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할까…8월 광복절·한미연합훈련 촉각 - 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박3일간 평양남북정상회담 일정을 마치고 20일 삼지연 공항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 2호기로 향하고 있다. 2018.9.20/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이 13개월 만의 통신연락선 복원으로 관계 개선에 물꼬를 트면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마지막 정상회담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항구적 평화체제)를 최종 도달해야할 목표로 다시금 규정하고 향후 물밑접촉으로 정상회담 기회를 엿볼 방침이다.

일각에선 당장 내달 8·15 광복절 메시지와 한미연합훈련 축소 등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유인책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8일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남북 통신선 복원은 가장 낮은 단계의 남북합의로 남북관계가 다시 출발하게 되는 변곡점이다.

전날 청와대는 통신선 복원의 계기가 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 과정에서 "남북 정상회담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도달을 위해서라도 문 대통령 임기 내 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남북관계는) 실현 가능한,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를 놓아가며 양국 간 생길 수 있는 암초를 극복하는 길이 될 것"이라며 "그 중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것도 하나의 징검다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종의 목표는 저희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도달이고 비핵화"라며 "그런 징검다리들을 하나씩 놓아가면서 암초를 제거해가면서 큰 걸음에 이르길 기대하고 갈 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 같은 남북관계 흐름은 다음달 8·15 광복절 행사에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북 모두에게 남다른 상징성을 가진 광복절에 문 대통령 경축사에 북한의 호응을 이끌 만한 메시지가 포함된다면 관계개선의 '훈풍'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북한과 연락이 일체 단절된 채 맞이한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는 북한 관련 언급 자체가 없었지만, 2019년 광복절 당시만 해도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에도 불구,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신뢰를 강조하며 북한을 향해 '대화의 길'로 나올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북한을 일방적으로 돕자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하면서 남북 상호 간 이익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며 함께 잘살자는 것"이라며 "세계 경제 발전에 남북이 함께 이바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는 우리 국민은 물론 북한 주민들을 향한 메시지로 읽혔다.

오는 8월로 다가온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어떤 형식과 규모로 진행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간 북한은 매년 연합훈련 규모나 형식에 관계없이 반발해 왔는데, 우리 정부 입장에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군사적 문제와 외교문제가 얽혀 있어 쉽사리 중단할 수 없는 사안이다.

다만, 앞서 문 대통령의 경우 지난 5월 여야 정당 대표를 만나 한미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한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모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남북이 그동안 단절됐던 통신연락선 복원을 결정한 27일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와 남한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 이번 통신연락선 복원은 북한이 지난해 6월 9일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며 모든 연락선을 차단한지 13개월 만이다. 2021.7.2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문 대통령은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대면 훈련을 하는 것은 여건상 어렵다"며 "연합훈련의 시기라든지, 방식이라든지, 수준에 대해선 추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도 북미대화를 고려해서 판단하지 않겠냐"고 언급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수위 조절을 하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려는 의지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됐다.

청와대는 일단 통신선 복원이 8월 한미연합훈련 축소나 취소 검토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연락선 복원과 훈련은 무관하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정치권 안팎에선 8·15 광복절 메시지와 한미연합훈련 조정 여부 등에 따라 북한이 호응할 경우, 임기 내 4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월 퇴임을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회담의 현실적 제약을 감안해 비대면 화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리 정부는 이미 지난 4월 남북 화상 회의에 대비해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남북회담본부에 영상회의실을 만들었다. 당장 정상 간 회담은 아니더라도 실무급에서의 접촉 기회는 열어둔 셈이다.

반면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가 길지 않고, 북미관계 등을 고려해 여건상 북한과의 관계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도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정작 판이 쉽게 깨졌던 경험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통신선 복원에 대해 "협상의 결과물이라기보다 첫 시동이라고 봐야한다"라며 "벌써 남북정상회담 얘기가 나오고 있고 남북미·북미로 이어지는 얘기가 나오는데 너무 쉽게 모든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건 또 다른 희망고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냉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수순까지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북한의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면 대면이라든지 그 다음 수순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남북 대화의 본격 재개를 위해선 북한이 일방적으로 폭파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등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친서 교환 과정에서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수석은 "남북 간 풀어야 될 현안"이라면서 "이제부터 복원될 채널을 통해 조금 더 진전된 대화 수단으로 그런 문제들을 논의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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