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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보다 경륜·안정…4년 만에 재도전하는 이재명 - 한겨레

출마 장소는 시계공장서 동영상으로
‘재벌 해체’ 주장은 “규제합리화”로
‘변방의 벼룩’에서 유력 대선주자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오후 경북 안동시 경북유교 문화회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환영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선 도전은 두번째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뒤 급박하게 치러진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기초단체장(성남시장)이었던 그는 ‘공정한 나라’를 세우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스로 ‘변방의 벼룩’이라고 칭했던 그였지만 재도전에 나선 지금은 체급이 달라졌다. 출마선언의 방식·내용부터 여론 지지율, 당내 조직까지 다방면에서 진화한 선두주자로 도약한 것이다. 4년 전엔 ‘재벌 해체’ 등 시원한 ‘사이다 발언’들을 쏟아내며 후발주자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했다면, 이번엔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3년을 거치며 쌓아올린 성과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강조하고 나섰다. 4년 전 이 지사는 12살에 어머니 손을 잡고 출근했던 경기 성남의 오리엔트 시계공장 앞에서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휠체어를 탄 노모와 요양보호사, 환경미화원, 야쿠르트 배달원으로 살아가는 형제들을 한 명 한 명 소개했다. ‘소년공 출신 인간 이재명’을 강조하기 위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현장 연설 없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성과와 비전을 설명했다. 그간의 도정 활동 사진을 배경에 빼곡히 담으며 ‘경기지사 이재명’의 경륜과 성과를 내세운 것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017년 1월23일 오전 자신이 12살 때 노동자로 일했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오리엔트 시계공장 마당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 뒤, 각 계 대표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남/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재명 성남시장이 2017년 1월23일 오전 자신이 12살 때 노동자로 일했던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오리엔트 시계공장 마당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 뒤, 각 계 대표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성남/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2017년 재벌을 ‘거대 기득권’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탄압에 맞서 ‘노동자 보호’를 외쳤던 그가 이날은 기업과의 상생을 성장의 열쇳말로 내놓았다.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유죄가 확정되면 불법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전환 시대에는 공공이 길을 내고 민간이 투자와 혁신을 감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규제합리화로 기업의 창의와 혁신이 가능한 자유로운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처방으로 대체됐다. 2017년 선언문에서 6차례 언급됐던 ‘공정’이라는 용어는 이번 선언문에서 7차례로 큰 차이는 없었지만 4년 전 4차례 언급됐던 ‘성장’은 이번엔 11차례로 늘었다. ‘공정’에 대한 강조는 달라진 게 없지만 ‘성장’에 더 무게를 두면서 중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이 지사를 둘러싼 환경도 첫 출마 때와 크게 달라졌다. 4년 전에는 ‘대세 문재인 후보’와 차이가 많이 나는 ‘추격자’였지만 지금은 다른 경쟁자를 압도하는 여권의 1위주자다. ‘문재인 대세론’을 깨기 위해 ‘싸움닭’ 이미지로 선명성을 강조하며 승부를 걸었지만 이젠 탄탄한 지지율을 관리하며 경선 이후 본선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위치가 됐다. 이 지사로서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국회의원 경험도 없는 비주류 기초단체장’으로서 단기필마로 경선을 치러야 했던 건 과거의 일이 됐다. 이 지사는 현재 여권 내 어떤 대선주자보다 풍성한 당내 지원 조직을 갖추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 30~40명이 모인 ‘성장과 공정 포럼’을 비롯해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연구 모임을 이어 받은 민주평화광장, 국내외 지지자들을 아우르는 공명포럼을 그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다만, 4년 전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거세게 공격하면서 형성된 친문 지지자들의 비토 감정을 극복하는 건 그에게 남겨진 숙제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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