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치중립 걷어찬 초고속 입당
“정권교체 중심은 국민의힘이라고 판단”
여당 “대권 욕심에 몸담았던 조직 망쳐”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오른쪽)이 이준석 당대표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지 17일 만이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으로 헌법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초고속 입당으로 대선을 향해 돌진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권 욕심에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망쳤다”고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이준석 당대표와 만난 뒤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된다고 판단했다”며 즉각 입당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에서 물러난 뒤 열흘도 안 된 지난 7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정치 참여를 공식화했고, 그로부터 8일 만에 야당 입당을 결정한 것이다. 최 전 원장의 초고속 입당은 당 밖에서 독자적 입지를 굳히려는 경쟁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차별화된 행보로, 당 차원의 지원을 받아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지지율을 부양하려는 선택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곧바로 입당식을 열었다. 최 전 원장은 “평당원으로 입당하는데 이렇게 대표,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함께 축하해줘 감사하다”며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보다 나은 미래와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 전 원장이 모바일 당원 가입 절차를 마치자마자,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정권교체를 이루는 과정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최재형 당원님의 행보를 응원하겠다”며 “앞으로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환영 일색이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최 전 원장이 삶을 통해 보여주셨던 언행일치의 따뜻한 카리스마로 반칙과 불공정, 내로남불로 멍든 이 나라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최 전 원장은 존경받는 법관이었고 훌륭한 인품을 지닌 분”이라며 “좋은 분과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최상급 리무진 고속버스의 10좌석이 찼다. 거론되는 야권 후보님들께서 어서 동행 승차하길 학수고대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분 없는 정치 참여 논란에 전혀 주저함 없이 속전속결 입당을 선택한 데 대해 감사원 내부에선 난감함을 넘어 허탈한 분위기다. 감사원의 한 직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최 전 원장의 입당과 관련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감사원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라며 “최 전 원장이 이를 심대하게 훼손하고도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니 참담하다”고 밝혔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치 참여 의사를 밝히고 정당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의미 있는 선택이며, 본인의 지향에 맞는 정당을 택하는 것도 당연한 자유고 권리”라면서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국민의힘은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 문제에 대해 시민들에게 분명한 사과와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는 것이 대선보다 먼저라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배지현 김지은 기자
bee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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