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션 팁' 재사용한 치과 원장…법원 “자격정지 6개월 정당” - 한겨레

사진 픽사베이

일회용 의료용품을 재사용했다가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치과의사가 “처분이 과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정상규)는 의사면허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치과의사 ㄱ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처분을 취소하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치과 원장인 ㄱ씨는 2019년 12월~2020년 4월8일 하루에 약 50명씩 진료하면서 일회용 석션 팁(환자의 입안 이물질 흡입을 위한 기계인 석션에 끼우는 도구)을 3회 미만으로 재사용하다 적발됐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옛 의료법에 따라 ㄱ씨에게 6개월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ㄱ씨는 “석션 팁을 소독한 뒤 재사용했기 때문에 환자에게 아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른 유사 사건과 비교해도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플라스틱 일회용 석션 팁을 완전히 멸균 소독하지 않고 재사용하면 곰팡이나 바이러스에 환자가 노출될 우려가 있고 혈액을 통해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설령 환자에게 감염병 등 별다른 이상 증상이 발현되지 않았고 일회용 석션 팁 재사용으로 인한 (ㄱ씨의) 경제적 이득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해도, 이 같은 위반행위로 환자의 생명·신체에 예상치 못한 위해가 발생할 위험을 초래한 이상 해당 사안을 가볍게 취급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과하다’는 ㄱ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령에 벗어나지 않는 이상 그것만으로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ㄱ씨가 입게 될 개인적인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환자의 생명과 건강 보호, 의료질서 확립, 의료인의 윤리의식과 책임감 확보라는 공익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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