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영등포역 인근서 ‘낙태죄 마침표’ 시위 열려
전국 곳곳에서 20대 여성들 모여 “낙태죄 폐지하라”
“자신의 몸 통제 못하는 공포 생각했으면 이런 개정안 못 나와”
“국회는 12월31일까지 대안 법안 마련하라”
160만인의 선언 :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앞에서 연 `낙태죄 마침표' 집회에서 이은정 여성의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이 정부의 주수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낙태죄 개정말고 완전히 폐지하라.” 검은 옷을 입은 20대 여성 50여명이 구호에 맞춰 “폐지하라”를 반복해 외쳤다. 이들을 둘러싼 경찰의 질서유지선에는 ‘위험한 낙태’를 의미하는 검은 철제 옷걸이 수십여개가 걸려있다. 옷걸이에는 ‘낙태죄 폐지’에 찬성하는 서명에 동참한 천여명의 이름표도 붙어있다. 낙태죄를 존치하는 정부 입법예고안 반대를 위해 전국 곳곳에서 모인 20대 여성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160만인의 선언: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공동행동)’이 정부의 임신중지 관련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안 입법 예고안을 철회하라는 ‘낙태죄 마침표’ 시위를 열었다. 공동행동은 지난달 7일 발표된 관련 입법예고안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전국 공동행동 연대체’로 160만은 대략적인 한국 여성 20~24세 인구수를 나타낸다. 이날 시위에는 공동행동에 소속된 공주대학교, 대구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충남대학교 등 전국 대학 내 페미니즘 동아리와 여성의당, 진보당 등이 연대단체로 참여했다.
160만인의 선언 :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낙태죄 마침표' 집회를 열어 정부의 "주수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이들은 정부의 입법예고안을 두고 비판했다. 공주대학교 페미니즘 소모임 ‘공갈단’의 이정민(21)씨는 “국가는 억지로 태아 생명권과 여성 자기결정권을 저울질하는 악의적 행태로 여성을 분열시키고 있다. 자신의 몸을 통제하지 못하는 공포를 ‘윗분’들이 제대로 생각했다면 이런 개정안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주 놀랍게도 태아를 죽이고 싶어 임신중지하는 사람은 없다. 임신중지 권리를 태아를 죽이려는 행위로 얄팍하게 치환하는 행위를 방관마라”고 지적했다. 입법예고안을 내놓는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의 소통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국무조정실이 여성계 면담 요청을 거절하고 법무부가 양성평등정책위원회의 권고와 반대되는 형법 개정안을 낸 데 이어 보건복지부도 정책자문기구인 성평등자문위원회 권고와 반대되는 개정안을 내놓는 등 ‘불통’ 행보를 이어갔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보건복지부는 여성계 의견을 듣겠다고 간담회를 제안했다 일방적으로 수차례 취소했다. 4일 간담회가 있었지만 하루 전날 저녁에 여성계에 참석을 요구하는 등 여성계와 간담회를 했다는 ‘알리바이’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낙태죄에 관한 정부의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은정 여성의당 서울특별시당 공동위원장은 “1970년대 산아 제한 정책을 시행할 때는 낙태버스가 공공연히 돌아다니며 가임여성 35% 이상이 한번 이상 임신중지를 경험했다. 그런데 저출생이 문제가 되니 여성들의 임신중지를 막게 범죄화하고 있다”며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소개한 대통령이 낙태죄 유지가 성평등이라 생각하는 거냐”고 말했다.
160만인의 선언 : 낙태죄폐지전국대학생공동행동 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낙태죄 마침표' 집회를 열어 정부의 "주수제한 입법예고안의 완전 철회와 낙태죄의 완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공동행동은 정부에게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여성은 생명권과 건강권, 재생산권을 위협받고 있다. 정부는 여성의 몸에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결정권을 존중하고 관련 사회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낳으라 해놓고 막상 낳으면 여성도 아이도 키움도 나몰라라 하는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여성 권리 보장을 위해 전반적 개혁이 필요하다. 우리 몸에 대한 결정권을 우리가 가지겠다. 국회는 올해 12월31일까지 대안 법안을 만들어라”고 주장했다. 앞선 지난달 7일,
정부는 현행 낙태죄를 유지하고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는 지난해 4월11일 “임신한 여성이 스스로 낙태하거나 임신 여성의 승낙을 받은 의사가 낙태하는 것을 처벌하는 형법 269·270조가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잉 침해해 위헌이므로 2020년 12월31일까지 해당 법 조항을 개정하라”는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 조처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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