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 발표
‘고교 서열화’의 최정점으로서 교육 불평등을 일으킨다는 비판을 받아온 영재학교와 관련해, 정부가 2022학년도부터 여러 곳의 영재학교에 중복 지원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개선방안을 내놨다. 16일 교육부는 “과도한 입학 경쟁 및 지식 위주의 평가로 인한 사교육 유발, 교육기회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로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영재학교는 국가 차원의 영재를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전국 8곳이 설립되어 운영 중이나, 이른바 ‘고교 서열화’의 꼭짓점이 되어 사교육을 유발하고 지역·계층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전국 8곳 영재학교 입학자 가운데 70% 이상이 서울·인천 지역 중학교 출신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 편중 현상도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등 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을 내놓으며 “영재학교·과학고의 선발 방식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방안을 보면, 교육부는 먼저 2022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영재학교 사이의 중복지원을 금지하고, 응시 학생들이 정상적인 중학교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영재학교·과학고의 전형 시작 시기를 기존 3월·8월에서 6월·9월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태껏 영재학교 지원자들은 1단계에서 여러 학교에 지원한 뒤 합격한 학교가 있으면 하나를 골라 2단계 시험을 치렀다.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 영재학교 전형이 끝나면 곧바로 광역 단위로 모집하는 과학고 전형에도 응시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일단 영재학교 한 곳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해 과도한 입학 경쟁을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영재학교와 과학과의 전형 시기를 아예 하나로 합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또 영재학교가 입학전형에서 실시하고 있는 지필평가(2단계)는 유지하되, 문항 수를 축소하는 등 내용을 개선하고 영향력을 축소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현재 수학 80%, 과학 62%가량인 선다형·단답형 문항의 비중을 30% 이내로 줄이고,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항’과 문제풀이 과정을 평가할 수 있는 서술형 문항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문제풀이식 영재학교 지필평가는 그동안 선행학습과 사교육을 유발해온 가장 핵심적인 문제로 꼽혀왔다. 교육부는 “분석해보니 지식 위주 평가, 과도한 문항 수 등으로 사교육 및 선행학습이 입시에 유리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9학년도 영재학교 신입생 관련 현황. 한겨레 자료사진
특정 지역과 계층에게만 영재교육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는 비판과 관련해선, 2단계 전형 통과자 가운데 해당 학교가 위치한 지역이나 영재학교가 없는 지역의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등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예컨대, 서울과학고등학교의 경우 2단계 통과자 가운데 서울지역 25개 자치구 및 서울 외 16개 시·도에서 가장 탁월한 응시학생을 각각 2명 이내로 우선 선발하는데, 이런 유형의 선발을 더 확대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구체적인 전형방법과 규모에 대해서는 “학교와 시·도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결정한다”고만 밝혔다. 이밖에 영재학교·과학고의 입학전형에 대해 사교육 영향평가를 실시하는 등 각 시·도별로 입학전형관리체제를 갖추도록 하고, 영재학교에 대해서도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는 학교들처럼 학교운영 성과평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개선방안들 가운데 입학전형과 관련된 사안들은 오는 2022학년도부터 적용하며, 운영제도 개선과 같은 과제들은 정책연구, 법령개정 뒤에 적용할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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