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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지율 ‘뚝뚝’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강동영 기자 kdy184@donga.com
“정말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22일 국회 앞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 행사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강사로 참석해 “국민이 야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고 있다”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의문을 드러낸 것이다.

최근 김 위원장도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 후보로 오르내리는 안 대표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3일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선 “앞으로 어떤 생각으로 정치활동을 하는지 알지 못하고, 알 필요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김 위원장과 안 대표 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지만 공통된 문제의식도 갖고 있다. 지지율 정체를 여전히 야권이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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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지지율 2주 연속 하락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율과 관련해 “30대와 40대 여론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4월 총선에서 패배한 국민의힘이 실질적인 변화를 하고 있는지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며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안 대표도 20대와 30대를 언급했다. 국민의힘이 여전히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민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달 28일 발표한 9월 4주차 정당 지지도(신뢰수준 95%·표본오차 ±2.0%포인트·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8.9%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0.4%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2주 연속 하락하며 20%대에 머물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34.1%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전주보다 1.1%포인트 하락했지만 두 당간 격차는 5.2%포인트로 2주 동안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특히 2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이탈 현상이 나타났다. 9월 3주차 집계 때 27.5%였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21.3%로 6.2%포인트가 떨어졌다. 30대도 22.2%를 기록해 전주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달 2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대안정당 경쟁력 못 보여줘”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은 ‘대안정당’ 이미지 구축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여권에 실망한 20대는 야당을 대안 세력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은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야당은 여권의 악재 속에서도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관련 의혹을 부각시키고, 북한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사살한 사건과 관련해 여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지만 대안정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니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

야당 내 ‘인물 부재론’도 지지율 하락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배 소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인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청년세대를 대변할 간판스타도 없기 때문에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국민의힘에는 국민이 기대고 싶어 하는 정책을 보여줄 수 있는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예전의 지지자들과 부동층도 쉽게 국민의힘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야당 내부에서도 여권에 대한 공세가 ‘정쟁’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당이 정치 공학적 구도로만 접근을 하고 있다”며 “우선 20대와 30대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내고, 당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어느 정도 수위까지 비판할 것인지 유연성을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새로운 이슈도 계속 발굴해 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이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여당 “정쟁 중단하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국민의힘을 향해 “소모적 정쟁을 중단하라”고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여권의 책임론을 연일 제기하고 나서자 “마치 건수 하나 생겼다는 듯이 정쟁을 일삼는 야당에 대해 국민이 오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며 역공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당 지지율은 단기 레이스가 아니라 중기 레이스로 봐야 한다”며 “요즘 여당 지지층이 버티고 있는 힘이 예전보다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임계점에 도달하면 댐이 무너지듯 한 순간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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